가계빚 1년 만에 줄었다…부동산 부진·정책대출 감소 등 영향

입력 2024-05-21 12:00
수정 2024-05-21 15:37
가계빚 1년 만에 줄었다…부동산 부진·정책대출 감소 등 영향

1분기 1천882.8조원…작년 4분기보다 2.5조원↓

가계대출 0.2조원 줄고 카드 미결제액도 2.3조원 감소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올해 1분기 전체 가계 신용(빚)이 전 분기보다 2조원 이상 줄었다.

1년 만의 감소로, 높은 금리와 부동산 거래 부진에 대출 수요가 위축된 데다 정책대출 상품 공급과 연초 카드 사용도 적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882조8천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작년 4분기(12월 말·1천885조4천억원)보다 0.1%(2조5천억원) 줄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통화 긴축 속에서도 지난해 2분기(+8조2천억원)·3분기(+17조원)·4분기(+7조원) 계속 늘었다가 결국 네 분기 만에 뒷걸음쳤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1분기 말 잔액이 1천767조원으로 전 분기 말(1천767조3천억원)보다 2천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천76조7천억원)은 12조4천억원 늘었지만, 증가 폭이 작년 4분기(+15조2천억원)보다 줄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잔액 690조4천억원)은 12조6천억원 줄어 열 분기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감소 폭도 전 분기(-9조7천억원)보다 커졌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3조2천억원 늘었지만, 작년 4분기(+11조4천억원)와 비교하면 증가액이 3분의 1을 밑돌았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4조6천억원 불었다. 주택도시기금 대출(디딤돌·버팀목 대출 등)이 기금 재원을 중심으로 실행된 데다 증권사 대출(신용공여)도 증가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같은 기간 가계대출 감소 폭이 5조8천억원에서 8조원으로 확대됐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위축 배경에 대해 "주택거래량이 작년 말 이후 감소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줄었고,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담보대출) 상품이나 디딤돌·버팀목 등의 정책대출 공급도 전반적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용대출 감소의 경우 금리가 주택담보대출보다 높아 주택담보대출로 대환(갈아타기)되는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1분기 가계 판매신용 잔액(115조8천억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2조1천억원) 위주로 2조3천억원 줄었다.

서 팀장은 "경상 기준 신용카드 등 판매신용은 일반적으로 연말 4분기에 늘어났다가 연초 1분기에 줄어드는 패턴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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