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중국해 암초에 80여척 선단 보내 점유 시도"
스프래틀리 군도 윗슨 암초…2021년·작년에도 대규모 선단 머물러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중국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는 암초에 대규모 선단을 보내 사실상 점유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필리핀 현지 매체 마닐라타임스에 따르면 남중국해 해양활동 감시 프로젝트인 '씨라이트'(SeaLight)는 지난 9일 촬영된 위성사진에 중국 해상민병대 선박 82척이 스프래틀리 군도의 윗슨 암초(필리핀명 훌리안 펠리페 암초)에 머물러 있는 것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씨라이트 국장인 레이 파월 전 미 공군 대령은 중국 해상민병대 선단 규모가 거대하고 장기간 머무르는 점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암초는 필리핀 팔라완섬에서 서쪽으로 약 320㎞ 떨어져 있으며, 중국 본토와 거리는 약 1천60㎞에 이른다.
앞서 2021년 4월에도 중국 선박 약 220척이 이곳에 몰려와 머물러서 필리핀이 크게 반발한 바 있다.
파월 국장은 "(당시) 중국은 배들이 그저 피난처를 찾는 어선일 뿐이며 암초에 영구적으로 계속 있을 계획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 중국 해상민병대 선박들이 이곳에 머무르는 것을 보면 당시 중국의 주장은 "거짓말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도 필리핀 해경·군이 윗슨 암초에서 중국 선박 125척을 관측했다.
그는 이번 위성사진이 촬영된 범위의 서쪽 바깥에 중국 배 수십 척이 흩어져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지의 실제 중국 선박 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중국 선박들이 어선을 자처하고 있지만 "분명히 조업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들 배가 그저 바다에 떠 있는 전초기지로서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중국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주변 국가들의 EEZ 안에 있는 암초 등을 차지하기 위해 실제 전초기지 시설을 지을 필요도 없다면서 순전히 중국 해상민병대의 규모만으로 필리핀의 대응 능력을 압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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