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필리핀, 해양안보에 우주기술 활용…남중국해 中견제
우주 기술 분야 양자회담서 협력 확대 합의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중국을 견제하며 군사 교류를 확대해온 미국과 필리핀이 해양 안보 협력을 우주 분야로 확장하기로 했다.
15일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전날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이달 초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우주 부문 양자 회담에서 최우선으로 지구 관측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미국의 '시비전'(SeaVision) 프로그램을 포함해 해양 영역 인식에 우주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미국 교통부가 개발한 시비전은 해군 등이 활용하는 정보 공유 체계로, 각 지역 선박 위치와 이동 흐름 등을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두 나라는 "이러한 프로그램은 필리핀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선박을 모니터링하고 선원의 안전을 보장하며 환경 보호와 불법 조업 대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또한 지구관측위성 데이터 사용, 우주 과학기술 개발 등과 관련한 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회담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 중인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를 자국 영역이라고 주장한다.
필리핀은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해 2016년 중국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중국이 이를 무시하고 영유권을 고집하면서 주변국과 대립하고 있다.
특히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 공격을 가하는 등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이 고조된 상태다.
필리핀은 2022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이후 남중국해에서 합동 순찰과 훈련을 실시하는 등 미국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doub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