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대통령 총선 목전에 국민건강보험법 서명
"건강보험 없고 의사 잘 못보는 85% 국민에 혜택"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실은 15일(현지시간)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국민건강보험 법안에 서명한다고 14일 밝혔다.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남아공의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인 의료 서비스를 보장해 과거의 심각한 사회경제적 불균형과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위헌 논란 속에 의회를 통과된 이 법안은 의료보험이 없고 의사가 적어 낙후된 공공 의료에 의존하는 남아공 국민 85%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민간 의료 산업이 인구의 5분의 1도 안 되는 소수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실을 개혁하자는 취지여서 일반 유권자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다.
라마포사 대통령이 총선을 2주 앞두고 위헌 논란까지 불거진 이 법안에 서명하기로 한 것은 이런 여론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국민건강보험 법안을 통해 의료 불평등을 해소하겠다고 공약했다.
ANC 대표인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달 동부 콰줄루나탈주에서 열린 집회 연설에서 이 법안을 통한 '의료 분리주의'의 종식을 약속하기도 했다.
의료계와 경제계는 이 법안에 강력히 반대한다.
의료 부문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전반적인 수준을 낮춰 개인의 자유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법이 시행되더라도 구체적인 변화가 곧바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남아공 민주화의 아버지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ANC는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30년째 장기 집권 중이지만 32%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과 전력난, 부패, 갈수록 커지는 빈부 격차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다.
이달 29일 치르는 이번 총선에서는 ANC가 처음으로 50% 미만의 득표를 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ANC가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집권 유지를 위해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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