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라파 공격으로 하마스 KO 노리지만…가능성 희박"
군사 전문가 "'게릴라전' 구사 하마스 결정적 타격 어려워
가자 북부선 하마스 부활…블링컨 美국무 "하마스 제거 못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침공해 하마스를 궤멸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인 미국도 같은 시각으로, 피란민이 몰려 있는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전 감행 시 민간인 참사만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라파에 대한 무력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게릴라 전술을 구사하는 하마스를 상대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WSJ은 그 주요 근거로 이스라엘군의 소탕 작전이 끝난 가자지구 북부에서 하마스가 다시 출현해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을 들었다.
최근 며칠간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치열한 교전을 벌어져 최소 5명의 이스라엘 군인이 사망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현재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의 가자시티 인근 자이툰에서 3번째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작전에서 약 30명의 무장세력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는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이 작전을 마치고 철수한 지역에서 병력 재건 등 전열을 정비해 다시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마스의 공격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하마스는 라파와 가까운 이스라엘 케렘 샬롬 인근 부대 진지를 향해 최근 몇차례 로켓을 쐈다.
지난 11일 저녁에는 이스라엘 남부 도시 베르셰바가 로켓 공격을 받아 여성 1명이 다쳤다고 현지 의료당국이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 전차 등을 동원해 라파의 팔레스타인 쪽 검문소를 장악한 데 이어 라파 쪽으로 더 깊숙이 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군사 분석가는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통해 라파를 점령해도 땅굴에 은신하며 치고 빠지는 전법을 구사하는 하마스가 결정적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스라엘 예비역 준장인 슐로모 브롬은 "게릴라 세력과 싸우는 이런 유형의 전쟁에서 '결정적인 순간'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 정보장교 출신 마이클 밀슈타인은 "이스라엘군이 떠나면 2분 뒤에 하마스가 돌아온다"고 말했다.
우지 다얀 전 이스라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장은 "라파 전투가 이번 전쟁의 마지막 전투가 돼야 한다"면서도 "이것이 이 전쟁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마스의 위협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이들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전망이다. 미국 역시 이와 동일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2일 미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라파에 대한 전면전을 감행해도 하마스를 제거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 시 "믿을 수 없는 정도의 큰 대가(민간인 참사)를 치를 수 있다"며 대규모 공격을 하더라도 하마스 위협을 종식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마스 대변인 살라마 마루프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군의) 점령은 침략의 어떤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또한, 저항군(하마스)은 점령군에 맞서야 할 의무로부터 물러서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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