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선거…분리주의·중앙정부 모두 시험대
여론조사 지지율은 통합주의 사회당 앞서나 과반 미달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스페인 자치 지역인 카탈루냐 지방선거 투표가 12일(현지시간) 오전 시작됐다.
이날 선거에선 유권자 약 570만 명이 카탈루냐 자치주 의회(135석) 의원을 선출한다. 이번 선거는 카탈루냐 분리독립 운동과 스페인 중앙정부 집권 사회노동당(PSOE) 양쪽에 모두 중요한 시험대로 여겨진다.
인구 약 800만 명의 카탈루냐 자치주는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19%를 차지해 마드리드에 이어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지역으로,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분리독립 움직임이 이어져 왔다.
2021년 지방선거에서는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3개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으며 이들 정당의 연대로 온건 분리주의 성향인 카탈루냐공화당(ERC)의 페레 아라고네스가 주지사로 취임했다.
이듬해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주지사의 강경 분리주의 정당인 카탈루냐연대당(JxCat)의 이탈로 연정은 깨졌다. 푸지데몬은 2017년 대대적인 분리독립 운동으로 중앙정부와 충돌한 이후 사법처리를 피해 해외 도피 중이다.
선거 전 일간 엘파이스가 한 여론조사에서는 중앙정부 집권당 사회노동당의 지역 자매당이자 통합주의 성향인 카탈루냐사회당(PSC)이 하원 의석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40석을 얻어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다음으로는 카탈루냐연대당(34석)과 집권 카탈루냐공화당(26석) 순이다.
카탈루냐사회당이 실제로 승리해 보수 성향의 국민당(PP)이나 극우 성향 복스당(VOX)과 연대하면 14년 만에 통합주의 세력이 집권할 수 있다.
카탈루냐사회당이 보수 정당이 아닌 카탈루냐공화당과 연정을 추진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아라고네스 현 주지사가 내건 지지 조건인 분리독립 주민투표 수용 여부가 관건이 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했다.
이번 선거는 스페인 중앙정부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에게도 중요하다.
산체스 총리의 사회노동당은 지난해 푸지데몬 전 주지사 등 분리주의 지도자들의 사면을 조건으로 정부 구성에 지지를 얻어 재집권에 성공했다.
지난달 하원을 가까스로 통과하고 상원에 올라 있는 사면 법안으로 산체스 총리는 우파, 통합 지지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아 왔다.
AFP 통신은 산체스 총리로서는 카탈루냐사회당의 집권으로 카탈루냐를 분리주의 세력에서 빼앗아 오면 정치적 승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체스 총리는 지난 10일 열린 바르셀로나 막판 유세에서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변화가 필요하며 (카탈루냐사회당 대표) 살바도르 이야만이 이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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