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만에 최강' 태양 폭풍에 세계 곳곳서 오로라

입력 2024-05-12 08:18
'21년만에 최강' 태양 폭풍에 세계 곳곳서 오로라

"심각한 피해 보고 없어"…위성통신 기능 저하 등 일부 영향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약 21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양 폭풍이 일면서 지구 곳곳에서 형형색색의 오로라가 관찰됐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독일·스위스·중국·영국·스페인·뉴질랜드 등 전 세계에 보라색, 녹색, 노란색, 분홍색 등을 띤 오로라가 나타났다.

미국에서도 남부 플로리다를 비롯해 캘리포니아·캔자스·네브래스카·아이오와·미시간·미네소타 등 전역에서 오로라가 관찰됐다.

다만 당초 우려됐던 대규모 정전 등 심각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고, 전력망과 통신 등에 작은 혼란만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전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이날까지 지자기(Geomagnetic) 폭풍이 계속됐으며 고주파 통신 및 GPS 시스템 기능 저하와 전력망 불안정과 관련한 예비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미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는 이날 오전 웹사이트를 통해 서비스 성능이 저하돼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엑스(X·옛 트위터)에 위성들이 "많은 압박을 받고 있지만 지금까지 견뎌내고 있다"고 썼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는 지금까지 태양 폭풍에 따른 심각한 피해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미 에너지부도 폭풍이 전기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NOAA의 우주기상예측센터(SWPC)는 10일 극한(extreme) 수준인 G5 등급의 지자기 폭풍이 지구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G5는 다섯 단계로 분류되는 지자기 폭풍 등급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G5 등급의 지자기 폭풍이 지구를 강타한 것은 200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2003년 당시에는 지자기 폭풍으로 스웨덴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변압기가 파손된 바 있다.

NOAA는 적어도 12일까지 태양 폭풍의 강력한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자기 폭풍은 태양 상층부 대기인 코로나에서 플라스마와 자기장이 폭발해 지구로 향하면서 일어난다.

이 폭발은 흑점의 자기장들이 재결합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양 흑점의 수는 약 11.2년을 주기로 늘어났다가 줄어들고, 이 주기마다 평균 100회 정도의 심각한 지자기 폭풍이 발생한다.

역사상 최대 지자기 폭풍은 1859년 9월의 '캐링턴 사건'(Carrington Event)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북미와 유럽 등의 전신망이 두절되고 화재가 발생하는 등 큰 피해가 있었다.

hrse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