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생존 위해…글로벌 차 업계, 현지 기술기업과 제휴 러시

입력 2024-05-09 10:16
중국서 생존 위해…글로벌 차 업계, 현지 기술기업과 제휴 러시

"자율주행 제공엔 협력 당연…지금 경쟁 안 하면 진입 못 해"

GM 캔자스 공장, 오는 11월 말리부 생산 중단…전기차 집중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자율주행(auto-driving)을 제공하려는 외국 자동차 제조사들에 중국 기술 대기업과의 협력은 당연한 선택이며, 지금 경쟁에 뛰어들지 않으면 결코 진입하지 못할 것이다."

홍콩 하이퉁 인터내셔널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바니 야오의 진단이다

현대와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현지 주요 기술기업들의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중국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중 하나에서 점유율을 되찾고자 현지 거대 기술기업들에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 바이두와 협력 계획을 공개했다. 중국 내 자율주행 및 차량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위한 지도 제작(mapping) 및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힘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닛산은 AI 분야에서 바이두와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고 밝혔고, 도요타는 AI 모델, 클라우드 서비스, 빅 데이터 지원을 위해 중국의 주요 게임 업체 텐센트를 선택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텐센트의 인기 모바일 레이싱 게임이 포함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춘 모델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벤츠는 지난해 단일 시장으로는 가장 중요한 중국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전기차 테슬라도 바이두와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적용을 위한 지도 제작(mapping) 및 내비게이션 부문에서 협력에 합의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번 제휴 다수는 지난 4일 폐막한 '2024 오토 차이나'(베이징 모터쇼)에서 발표됐으며, 중국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중국 일부 브랜드는 세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정교해지고 있다는 평판을 받고 있으며, 이런 혁신을 통해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처음으로 외국 경쟁업체들보다 자국 내에서 더 많은 차량을 판매했다.

중국 투자은행 CCB 인터내셔널의 애널리스트 쿠 케는 WSJ에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저가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면서 고객을 빼앗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내세우는 기능 중 하나가 자율주행이다.

이들 중국 업체는 종종 빅 데이터 및 AI 컴퓨팅에 능숙한 자국 기술 회사들과 협력을 통해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테슬라의 경우 중국 당국의 데이터 우려로 인해 지금까지 세계 최고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을 출시하지 못했다.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는 지난달 운전 지원, 주차 지원,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출시했고, 다수의 중국 자동차 업체가 올해 이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 다른 경쟁의 장은 점차 진화하는 대화형 제어 시스템이다.

이는 운전자의 건강 데이터와 스트레스 수준을 분석해 운전에 관해 조언하고, 운전자와 승객이 음성과 제스처로 자동차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의 기능들을 포함한다.

최고 수준의 이런 시스템을 위해서는 사용자의 운전 선호도, 중국 교통 및 도로 상황 같은 현지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필요한데, 중국의 거대 기술 기업만이 중국 사용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컨설팅회사 글로벌데이터 오토모티브의 이사인 존 쩡은 "중국에서 자동차 운전은 단순히 교통수단이 아닌 경험의 의미를 띠고 있다"며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면 더 나은 엔터테인먼트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너럴모터스(GM)는 말리부 생산을 오는 11월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WSJ이 이날 전했다.

GM은 수십 년에 걸쳐 전 세계에서 말리부 1천만대 이상을 판매했으나 최근 소비자 수요 변화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제 전기차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GM은 이번 결정으로 캔자스주 캔자스시티 공장에 업데이트된 쉐보레 볼트 전기차에 약 3억9천만 달러(5천300억 원)를 투자할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내년 1월 이후 캔자스 공장에서 가솔린 모델인 캐딜락 XT4의 생산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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