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서도 "우크라 패배 때 미군 파병" 목소리

입력 2024-05-06 15:42
미국 의회서도 "우크라 패배 때 미군 파병" 목소리

민주 하원 원내대표, 우크라 군사지원 필요성 역설

푸틴 소련재건 의심 속 마크롱 등 유럽에도 유사발언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막는 전쟁에서 패할 경우 미국이 파병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이 미국 의회에서도 나왔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현지시간) 방송된 CBS의 시사 프로그램 '60분'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이 같은 시나리오를 거론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단순히 돈이 아니라 군인으로 미국이 그 전쟁에 들어가야 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 의회 일각에서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기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올해 10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혈세가 들어가는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대다수 서방 국가에서는 미군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의 우크라이나전 파병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서방이 군사적으로 직접 충돌한다는 점은 핵보유국들 사이의 교전이자 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제프리스 원내대표의 발언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지난 2일 또다시 '우크라이나 파병론'을 또 공개적으로 거론한 후에 나온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파병론에 대해 "우린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 사람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저 역시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서방 진영의 지상군 파병 가능성을 두고 "어떤 것도 배제해선 안 된다"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인터뷰에서 더 큰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야 하며,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공화당 내 '친푸틴파'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화당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싶지 않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러시아가 미국의 적이 아니라고 믿는 친 푸틴파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이 의회에서 러시아에 대한 지지를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추가 원조안에 반대표를 던지고, 지난달 신문 기고문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승리할만한 인력과 군사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한 공화당 소속 J.D 밴스 상원의원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2년 이상 저지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어떻게 정의하더라도 그것은 전략적인 성공이었다"며 "우크라이나의 노력이 실패했다고 미국 국민을 설득하려는 사람들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선전을 홍보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는 지난달 610억달러(약 83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가결된 대규모 원조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전신인 소비에트연방(소련)을 재건하려 하고 있고, 그것을 통해 나토 동맹국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웃 조지아(그루지야)를 침공한 후 멈추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동부 크림반도 점령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종류의 지속적인 침략에 직면해 우리가 블라디미르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성공하도록 허용하면 그가 우크라이나에서 멈출 것으로 믿어야 하나? 물론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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