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드론으로 사살했다는 테러범, 알보고니 양치기
미 중부사령부 조사 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군 중부사령부는 지난해 시리아에서 테러리스트로 판단해 사살한 인물이 테러와 무관한 양치기였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중부사령부는 이날 내놓은 조사 결과 요약 보고서에서 지난해 5월 3일 시리아 북서부의 한 마을 주민인 로트피 하산 미스토가 그를 테러범으로 오인한 미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초 중부사령부는 표적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은 채 프레데터 드론을 이용해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고위 지도자를 공격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WP가 당시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이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평범한 양치기인 미스토였다고 보도하자 지난해 6월부터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중부사령부는 준장을 단장으로 10명의 군과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팀이 이번 사건을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중부사령부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이번 조사를 통해 개선이 필요한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면서 이번 실수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표적 프로세스 개선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중부사령부는 그러나 이번 조사가 지난해 11월에 마무리됐음에도 이제야 결과가 공개된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오인 사격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에 대해 누가 책임을 졌는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국방부의 한 당국자는 지난주 중부사령부의 드론 공격 실패는 확인 편향과 불충분한 '레드 티밍'(Red Teaming·취약점 등을 검증하는 방법)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미군이 원래 목표로 했던 테러리스트는 도주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나 해서웨이 예일대 로스쿨 국제법학 교수는 미국 정부가 실수로부터 교훈을 제대로 얻지 못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컬럼비아대 로스쿨의 프리얀카 모타파시도 군이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조사를 벌인 것으로 보이지만 대응은 여전히 부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공습 과정에서 무고한 희생자들이 발생한 과거 사례들을 군이 은폐해왔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군은 2021년에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어린이 7명을 포함해 민간인 10명의 사망자를 낸 오폭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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