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 삼겹살' 논란 방지…대형마트, 과감히 자르고 펼쳐 포장

입력 2024-05-02 16:55
수정 2024-05-02 17:08
'비계 삼겹살' 논란 방지…대형마트, 과감히 자르고 펼쳐 포장

AI 장비나 삼중 검수 통해 삼겹살 겉지방층 1㎝ 이하로 관리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최근 제주 유명 음식점에서 '비계 삼겹살' 판매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국내 대형마트 3사는 삼겹살 제품의 과지방 부위를 과감히 자르고 펼쳐서 포장하는 등 품질 관리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비계 삼겹살' 논란은 그동안 삼겹살데이(3월 3일) 때나 유명 식당에 다녀온 고객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과 함께 불만을 제기하면서 여러 차례 반복됐다.

이번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지난달 29일 한 고객이 '열받아서 잠이 안 옵니다(제주도 가지 마세요)'라는 제목으로 "98% 이상이 비계인 15만원짜리 삼겹살을 먹은 이야기를 하겠다"는 글과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앞서 지난해 삼겹살데이에 비계 삼겹살 논란이 불거지자 소포장 삼겹살에서 겉지방층을 1cm 이하로 관리하라는 등의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제정했고, 대형마트들은 이를 준수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이마트의 경우 삼겹살 제품의 과지방 부위를 방지하기 위해 협력사 1차 검수와 축산물가공센터(미트센터) 2차 검수, 매장 단위 3차 검수 등 '삼중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각 단계에서 과지방 상품을 집중적으로 선별하고, 필요시 추가 지방제거 작업을 하는 한편 소비자가 불만 제기 시 환불 보상제를 운용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방이 가장 두꺼운 부분을 기준으로 '껍질 없는 삼겹살'(박피)은 1cm 이하, '껍질 있는 삼겹살'(미박)은 1.5cm 이하로 상품화하고 있다. 삼겹살 원료육에서 지방이 50% 이상 확인되면 내부 규정에 따라 폐기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올해 삼겹살데이를 대비해 '축산 명장' 직원이 전국 매장을 돌며 삼겹살 손질 가이드라인이 준수되도록 현장 코칭도 진행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삼겹살 지방 두께에 대한 고객 불만 발생 시 100% 환불은 물론 해당 점포 확인을 통한 경고 및 재발 방지 주의를 주고 있다"며 "이러한 엄격한 관리 기준 도입 후 돈육 구매 고객 불만 건수는 절반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초 삼겹살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자 신선품질혁신센터에 인공지능(AI) 선별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딥러닝(심층학습) 기반의 AI 장비가 삼겹살의 단면을 분석해 살코기와 지방의 비중을 확인하고 과지방 삼겹살을 선별하는 기술이다.

롯데마트는 지방이 과도한 원물을 사전에 걸러내고, 상품화 과정에서 과감한 지방 제거 방법을 도입했다.

소위 '떡 지방'(과다하게 생성된 지방 덩어리)이 형성되는 흉추 10번부터 14번 갈빗대 부위를 전체 절단하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해당 부위를 사선으로 베어내 살코기가 있는 부분을 남겼지만, 일자로 썰어 떡 지방 부위 전체를 제거하도록 작업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아울러 고객 눈속임이 없도록 삼겹살을 접거나 말아서 포장하는 방식을 전면 금지하고 포장 용기를 기존보다 15%가량 큰 것으로 교체해 고기를 펼쳐서 그대로 포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의 올해 3월과 4월 삼겹살 제품에 대한 고객 불만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가량 감소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AI 장비로 삼겹살 전체 부위의 지방과 살코기 비율을 점검하고 있으나 향후에는 삼겹살 단면 사진을 9분할해 부분별 지방 비율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선별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