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 시도 맹비난
블링컨 "미·사우디 방위협정 진전"에 "틀렸다, 팔레스타인 반환이 먼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 시도와 관련,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 없이는 중동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1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어떤 사람들은 이웃 국가들에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도록 강요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들은 틀렸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정권과 체제를 구축해야 하며, 그 체제를 통해 시오니스트들(이스라엘) 문제를 어떻게 다뤄나갈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메네이의 발언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 관계 정상화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미국·사우디 방위협정이 완성에 근접했다고 말한 후 나왔다.
사우디 리야드를 찾은 블링컨 장관은 다만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가자지구의 고요함과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위한 믿을만한 경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도 당시 관련 질문에 "아주, 아주 가까워졌다"며 "대부분의 작업이 마무리됐다. 팔레스타인 전선에서 일어나야 하는 일에 대한 광범위한 윤곽을 확보했다"고 답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는 그동안 미국이 공들여왔던 외교정책 중 하나다. 사우디는 그 대가로 미국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준의 고강도 상호방위 조약 체결과 민간핵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허용 등의 지원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10월 가자전쟁 발발 전까지 논의가 급물살을 탔지만, 전쟁 이후 한동안 논의가 중단됐다. 사우디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략 중단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없이는 이스라엘과 수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란은 이스라엘은 모든 이슬람 국가의 적이라며, 아랍국가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복원하는 것은 이슬람의 염원과 어긋나는 조치라며 이를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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