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영 선전매체, 테무 등 IT업체 동원해 외국인 데이터 수집"
워싱턴포스트, 호주 전략정책연구소 보고서 인용 보도
"인민일보 그룹이 주도…디디추싱· 에어차이나 등도 연관"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의 국영 선전매체들이 자국 정보기술(IT)업체와 협력해 외국인에 대한 데이터 수집에 나서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호주 캔버라 소재 싱크탱크인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국영 선전기관들이 쇼핑·게임 앱을 포함한 중국 IT 기업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광범위하게 연계돼 있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정치권이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미국 사용 금지로 이어질 수 있는 강제매각법의 입법을 마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보고서는 국영 기업을 포함해 1천개가 넘는 중국 정부 기관과 중국 기업 간의 관계를 지도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1억명 이상의 미국 사용자를 보유한 인기 전자상거래 앱 테무(Temu)와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미디어 그룹 간의 계약 관련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 테무의 모회사 격인 핀둬둬가 인민일보 계열의 데이터 관리회사인 인민데이터베이스(人民數据·인민DB)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인민DB 홈페이지에는 핀둬둬가 자사의 기업 파트너라고 소개돼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 통치 하에서 중국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홍보하거나 비판 여론을 통제하고 중국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선전 ·선동 전략을 강화해 왔다.
이런 전략은 인민일보와 온라인판인 인민망 등 인민일보 미디어그룹이 앞장서고 있다고 WP는 짚었다.
앞서 WP는 "인민망이 과거 중국 경찰과 정보기관을 대신해 서방 소셜미디어(SNS) 등에 대한 광범위한 해외 감시를 수행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보도에 거론된 업체들은 이같은 의혹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테무는 자사와 인민DB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자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에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저장한다고 반박했다.
핀둬둬도 "인민DB와 데이터 공유 계약을 맺지 않았다"며 보도자료 등 콘텐츠 배포 등에 관한 협력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인민DB와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디디추싱, 중국 국영 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간의 파트너십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국가 선전당국이 중국 게임업체와 인공지능(AI)·메타버스 기업과의 연계도 확대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연구를 이끈 ASPI의 전직 수석 분석가 사만다 호프만은 "그들(중국 당국)은 이런 회사를 이용해 선전·선동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전략적으로 가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WP는 "중국의 각 주체가 점점 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중국의 이런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대응해야 부정적인 영향을 잘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호프만의 조언도 전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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