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7개월 연속 수출 호조세…미중갈등·엔저 변수 주시해야
(서울=연합뉴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1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562억6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3.8% 늘어났다. 월간 기준 수출이 작년 10월 이후 7개월 연속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이 67억9천만달러로 역대 최대액을 경신했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4대 정보기술(IT) 품목은 동반 증가세를 보였다. 이를 포함해 국내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13개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가운 일이다.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4월 무역수지는 15억3천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무역수지는 작년 6월 이후 11개월 연속 흑자다. 올해 1~4월 누적 무역흑자는 106억달러로 작년 전체 적자 규모(103억달러)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대내외적인 악재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도 수출과 무역흑자가 꾸준히 증가한 건 고무적이다. 수출 증가세는 국내 경제 성장률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 대비)이 시장 전망치(0.5~0.9%)를 크게 웃도는 1.3%로 집계됐는데 이같은 성장률에 수출 성장세가 큰 역할을 했다.
최근 수출 동향을 지역별로 보면 양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을 둘러싸고 판도의 변화 양상이 나타난다. 한중 수교 이후 전통적으로 그간 최대 수출 대상국은 중국이었으나 지난해 12월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앞지르며 중국이 자리를 내줬다. 이후 지난 1월 한때 대중 수출이 대미 수출을 앞서기도 했지만, 지난 2월 이후 미국이 다시 최대 수출국 자리에 오른 뒤 이러한 흐름이 지난달까지 3개월 이어진다. 이를 두고 미중 패권 경쟁으로 세계 공급망 재편이 가속하는 와중에 무역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이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하는 가운데서도 글로벌 무역 판도 변화 추이에 따라선 우리 수출 전략에도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인지 고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우리 수출 환경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들이 여전히 부상해 있는 게 현실이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최근 관세 분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미국은 중국산 철강 등에 대한 관세를 3배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중국은 이에 대해 보복 관세로 대응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미중 갈등 양상이 국내 산업계에 끼칠 영향을 분석하고 치밀한 대비를 해야 한다. 강달러 속에 엔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역대급 엔저 양상이 나타난 것도 악재가 될 수 있다. 통상 엔저의 심화 현상은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하는 변수로 여겨져 왔다. 철강 등 일부 업계에선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다. 가격 경쟁력을 넘어서는 기술 경쟁력의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다. 정부는 이달 중 범부처 수출 추가 지원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수출 동력 회복세가 지속되도록 민관 공동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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