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올해 HBM공급 작년대비 3배↑…HBM3E 8단 2분기말 매출"(종합)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 "HBM3E 12단 2분기 양산 시작"
생성형 AI용 메모리 수요↑…"HBM·DDR5 등 서버·스토리지 중심 생산 전환"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아람 한지은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공급 규모를 3배 이상으로 늘리고 5세대인 HBM3E 12단 제품을 2분기 내 양산하는 등 HBM 시장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낸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30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공급 규모는 비트(bit)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이미 공급사와 협의를 완료했다"며 "2025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고객사와 협의를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용량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세에 맞춰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의 램프업(생산량 확대)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HBM3E 사업화는 고객사 타임라인에 맞춰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8단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HBM3E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해 고용량 HBM 시장 선점에 주력하겠다"며 "HBM3E 비중은 연말 기준 HBM 판매 수량의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삼성전자는 고부가 HBM과 서버 SSD 비중을 늘리며 비트 출하량 확대보다는 평균판매단가(ASP)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출하량의 경우 D램은 10% 중반, 낸드는 한 자릿수 초반 감소를 기록한 반면, ASP 상승 폭의 경우 D램은 20% 수준에 육박했고 낸드는 30% 초반을 기록해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D램과 낸드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차원에서 PC와 모바일보다는 HBM, DDR5, 고용량 SSD 등 서버와 스토리지 중심으로 생산을 전환해 운영할 예정이다. 2분기에는 서버 D램과 SSD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100% 이상 확대한다.
특히 생성형 AI의 확산이 D램뿐 아니라 SSD 등 낸드 수요도 끌어올리고 있어 삼성전자는 준비된 제품을 기반으로 적기에 대응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최근 생성형 AI 모델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트레이닝(학습)과 인퍼런스(추론) 분야에서 SSD 공급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며 "기존 젠(Gen)4 4테라바이트(TB) SSD 대비 입출력 성능과 용량이 2배 이상 확대된 젠5 8TB 및 16TB로 고객사 요청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서버향 SSD 출하량은 전년 대비 80%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특히 서버향 QLC SSD 비트 판매량은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3배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하반기에도 메모리 수요는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AI용 선단 제품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메모리 공급은 더 타이트해질 것으로 봤다.
김 부사장은 "공급 관점에서 올해 업계 생산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D램은 생성형 AI 수요 대응으로 선단 공정 생산능력(캐파)이 HBM에 집중되고 있어 그 외 선단 제품은 비트그로스 제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낸드 역시 작년부터 이어진 업계의 시설투자(캐펙스·CAPEX) 제약과 기존 생산라인의 선단공정 전환 등 자연 감산 영향으로 비트그로스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D램은 1b나노 32Gb(기가비트) DDR5 제품을 빠르게 도입하고, AI 서버와 연계된 고용량 DDR5 모듈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낸드는 V8 기반 젠5 SSD 등을 통해 서버용 고부가가치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3분기에 V9 QLC(Quadruple Level Cell) 양산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한편, 파운드리의 경우 전체 시장 성장은 제한적이지만 5나노 이하 첨단 노드 매출 증가로 올해 매출이 시장 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2나노 공정 성숙도를 개선해 AI와 고성능컴퓨터(HPC) 등 고성장 응용처 중심으로 수주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오는 6월 미국에서 삼성 파운드리 행사를 열고 파운드리 AI 기술 플랫폼 비전을 공개한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건설하는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의 첫 양산 시점은 고객 수주에 따른 단계적인 투자 추진을 고려하면 2026년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테일러 공장 투자와 관련해 송태중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연구개발(R&D)과 첨단 패키지 라인이 투자 범위에 추가돼 향후 미국 내 4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전망"이라며 "미국 정부와 최종 협상이 남아 있어 변동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LSI사업부에서 담당하는 이미지센서의 경우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일부 공정을 외부에 맡기는 '팹 라이트' 방식으로 생산을 전환했다.
이와 관련해 권형석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올해 상판 픽셀 웨이퍼는 직접 생산하고 하판 로직 웨이퍼는 계속 아웃소싱하는 팹 라이트 운영방식으로 전환했다"며 "연구소와 개발·제조 간 원팀 체제로 픽셀 웨이퍼는 공급 생산성이 향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직 웨이퍼는 기존처럼 아웃소싱하면서 원가 경쟁력과 공급 유연성을 추구하면서 IDM(종합반도체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의 강점을 모두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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