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한 경기' 3월 생산·투자 동반급락…소비만 반등(종합2보)
반도체 좋다지만…생산, 4년1개월 만의 최대폭 2.1% '뚝'
경기동행·선행지수 나란히 하락…당국 "경기회복 흐름 속 일시적 기저효과"
(세종=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3월 산업생산이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4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큰 폭 감소했다. 반면 소비 지표는 반등했다.
지난 25일 발표된 한국은행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깜짝 증가'(1.3%)를 보인 것과는 온도 차가 적지 않은 지표다.
생산지수가 4개월 연속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지만, 실물경기의 불안한 흐름에 대한 우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산업생산 2.1%·설비투자 6.6% 감소…소비 1.6% 증가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2.6(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2.1% 감소했다.
지난해 11월(0.3%)·12월(0.4%)과 올해 1월(0.3%), 2월(1.1%)까지 4개월째 이어졌던 증가세가 5개월 만에 꺾였다.
감소 폭은 2020년 2월(-3.2%) 이후 가장 컸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브리핑에서 "3월 지표의 큰 특징은 기저효과가 많이 작용했다는 점"이라며 "전반적으로 기저효과 때문에 지표들이 떨어진 게 아닌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생산을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이 3.2%, 건설업이 8.7%, 서비스업이 0.8%, 공공행정이 1.6% 각각 줄었다.
광공업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3.5% 줄었다. 음료(1.4%)에서 늘었으나 금속가공(-10.6%)이 크게 줄었다.
전반적으로 주요 업종별로 생산활동이 위축된 흐름 속에서 '반도체 독주'가 한층 부각됐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전산업 생산은 0.7% 증가했는데, 반도체의 분기 생산이 전분기보다 44.8% 늘었다. 2010년 1분기(62.5%)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공미숙 심의관은 "반도체 업종 자체는 전반적으로 좋은 상황"이라며 "반도체 업황이 작년 하반기부터 좋아지면서 산업생산 기여도가 커진 상태"라고 부연했다.
◇ 동행·선행지수 하락…정부 "산업생산, 5분기 연속 증가"
설비투자는 기계류 및 운송장비 투자가 줄면서 전달보다 6.6% 감소했다. 8개월 만의 최대 하락 폭이다.
건설 부문도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9.5%)과 토목(-6.0%) 모두 줄면서 전월 대비 8.7% 급감했다. 향후 건설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경상)는 작년 같은 달보다 0.3% 늘었다.
이에 대해서도 "1~2월 증가세가 워낙 컸던 지표들이 3월에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았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반면 소비지표는 한 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음식료품·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1.6% 증가했다.
지난해 12월(0.5%), 1월(1.0%) 2개월 연속 증가하다 2월 3.0% 감소하는 등 월별도 변동성으로 보이고 있다.
소매판매는 1분기 기준으로는 0.2% 감소했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나란히 떨어졌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6으로 전월보다 0.3p 하락했다. 또한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0.3으로 전월보다 0.2p 내렸다.
두 지표가 동반 하락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1년2개월 만이다.
정부는 월별 변동성 영향으로 3월 지표가 조정을 받았지만 제조업·수출 중심의 회복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는 경기진단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보도자료에서 "산업활동이 분기 기준으로는 5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경기회복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