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내달 2일 '총선 전초전' 지방선거…런던시장 3선 주목
지방재정 위기에 경제 살리기, 르완다 정책 둘러싼 이민정책 현안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총선의 전초전 격인 지방선거가 다음달 2일(현지시간) 잉글랜드·웨일스 일부 지역에서 치러진다.
런던, 맨체스터, 리버풀을 비롯한 10개 지방 단체장과 잉글랜드 107개 지방 의회 의원 2천655명이 선출된다. 영국에서는 보통 지방 의회에서 단체장을 선출하나 일부 지역은 직선제로 뽑는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37개 지역에서는 경찰을 감독하는 경찰범죄국장(PCC) 선거가, 잉글랜드 블랙풀 사우스에서는 하원의원 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진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이번에 선거가 없다.
BBC 방송은 지난해 4개 잉글랜드 지방 의회가 사실상 파산을 선언했고 5분의 1은 파산 위기인 만큼 지방 정부 재정과 지역 경제 살리기가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이라고 해설했다.
무엇보다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영국 총선 전에 마지막으로 집권 보수당의 지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최근 지지율이 급락한 보수당 정부가 난민 르완다 이송 정책의 이행에 속도를 내는 것도 참패가 예상되는 가운데 반(反)이민 정서가 강한 보수성향의 지지자들을 결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간 가디언이 지난 15일 기준으로 집계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도좌파인 노동당 지지율은 43.7%로 중도우파 보수당(23.4%)에 약 20%포인트 앞서 있다.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11.9%)과 중도좌파 자유민주당(9.4%), 녹색당(5.9%)이 뒤를 잇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이 참패할 경우 르완다 정책, 비흡연 세대 법안 등을 추진하면서 잇따라 당내 강경파의 반란에 직면했던 리시 수낵 총리로서는 리더십 위기가 커질 수 있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리스 존슨·리즈 트러스 전 총리를 지지하는 강경파가 이번 지방선거 패배 시 수낵 총리를 흔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익명의 강경파 당원들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로버트 포드 맨체스터대학 정치학 교수는 디옵서버 기고에서 "수낵 총리는 암울한 선거 지형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찾는 중이고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 붉은 물결(노동당의 상징색)을 정말 일으킬 수 있을지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썼다.
영국에서 4년 임기인 지방의원 선출시기는 자치단체별로 다양하며 전체 의원 일괄 선출부터 2분의 1, 3분의 1 선출 등 방식도 다르다.
이번에 지방선거를 하는 지역은 대부분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지방선거가 연기되면서 2021년 5월 선거를 치른 곳이다.
당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잉글랜드 지방 의회에서 이전보다 235석을 늘리며 선전했고 키어 스타머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은 327석이 줄었다.
이번 지방선거의 전국적 관심사는 노동당의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의 3선 여부다.
파키스탄계 무슬림인 현직 칸 시장은 보수당 후보인 수전 홀 런던시의원에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으나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격차는 약간 좁혀졌다.
그동안 칸 시장과 홀 의원의 격차는 20%포인트 이상이었는데 지난 25일 런던 퀸메리대 마일엔드 연구소가 사반타에 의뢰한 조사에서는 13%포인트(칸 46%, 홀 33%)가 됐다.
이에 칸 시장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승리가 되풀이될까 두렵다"며 진보 성향 젊은층의 투표를 촉구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칸 시장과 홀 의원, 자유민주당의 롭 블래키, 녹색당의 조이 가벳 외에 군소 후보까지 포함하면 런던시장 후보는 모두 13명이다.
이중 '깡통 백작'(Count Binface)이라는 이름으로 입후보한 정치 풍자 코미디언 데이비드 하비는 크루아상 가격 상한선을 1.10파운드로 정하고 왕궁과 러시아 재벌 자택을 국유화해 노숙자 보호소로 전환하겠다는 파격 공약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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