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병원 집단매장 시신 반이상 신원확인 어려워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된 400구 가까운 시신 가운데 절반 이상은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고 유엔이 전했다.
29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지난 20일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발견된 집단 매장 시신에 대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지만 진척을 보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집단매장지는 나세르 병원의 영안실 부근과 혈액투석 건물 근처에서 3곳이 발견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주민을 살해한 뒤 암매장한 증거라고 주장하고 이스라엘군은 부인하고 있다.
OCHA는 지난 25일 기준으로 팔레스타인 민방위 조직이 집단매장지에서 발굴한 시신이 392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 중 42%에 해당하는 165구의 신원은 확인됐지만 나머지는 훼손된 정도가 심하거나 부패해 신원을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 민방위 조직은 생매장된 사례로 추정되는 일부 시신 등에 대해서는 법의학적 검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법의학 전문가들을 보유한 국제실종자위원회(ICMP)는 신원 확인 업무를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ICMP 측은 유엔에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조사를 방해하는 요인이 생기지 않도록 매장지를 보호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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