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이태큼스 지원에 獨 '타우러스 논란' 재점화
1년째 거부하는 숄츠 총리에 비판 쏟아져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산 장거리 순항미사일 타우러스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라는 압박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해 5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받은 이후 '평화 총리'라는 비아냥에도 타우러스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 차례 밝혔다. 그러나 서방이 사거리 300㎞짜리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에 '게임 체인저' 역할을 기대하는 마당에 사거리가 500㎞에 달하는 타우러스를 보내지 않는 숄츠 총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연일 쏟아진다.
타우러스 논란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에이태큼스를 지난달 이미 보냈다고 밝히면서 다시 불거졌다. 이번에 배치한 에이태큼스는 지난해 10월 공급한 구형(사거리 165㎞)보다 사거리가 배 가까이 긴 신형이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28일 독일 벨트암존탁 인터뷰에서 에이태큼스 지원을 언급하며 "최근 며칠간 일로 총리가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숄츠 총리를 압박했다.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뮌헨안보회의(MSC) 의장은 독일 매체 RND에 "우리는 에이태큼스 같은 비슷한 미국 무기가 얼마나 큰 효과를 내는지 보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타우러스를 보내지 않기로 한 총리의 결정을 점점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벤 월러스 전 영국 국방장관은 "우유부단하거나 동맹국과 엇박자를 내는 것처럼 보이는 게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도울 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모든 제한을 준수할 것"이라며 사거리와 목표물에 제한을 걸어 타우러스를 지원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사거리가 500㎞에 달하는 타우러스 특성상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확전한다는 게 숄츠 총리의 핵심 주장이다. 이 때문에 사거리 제한을 조건으로 타우러스를 보내면 된다는 주장도 진작 나왔다. 미국도 이번에 에이태큼스를 지원하면서 자국 영토 안에서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숄츠 총리의 반대 논리는 더 있다. 타우러스를 운용하려면 독일 연방군을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내야 하고 이 역시 전쟁 개입이라는 것이다. 러시아가 부품을 수거해 역설계할 경우 자국 핵심 무기기술이 노출된다는 걱정도 있다.
숄츠 총리는 27일 뤼네부르크에서 열린 시민과 대화 자리에서 "거실을 직접 조준할 수 있을 만큼 효과적이고 정밀한 무기체계"라며 "우리가 표적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할 때만 책임질 수 있다"고 지원 불가 의사를 거듭 밝혔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