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네타냐후 한시간 통화…가자 휴전협상 집중 논의(종합)
"대화 4분의3이 휴전건"…바이든, 라파 지상전 우려 재확인
휴전협상 탄력 붙나…블링컨 이스라엘 방문 앞 지원사격 관측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임지우 기자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휴전과 격화의 기로에 선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 정상이 28일(미 동부시간) 전화 협의를 갖고 휴전 협상과 라파 지상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백악관은 이날 두 정상의 전화 통화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 계획에 대한 그의 '분명한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가자지구 최남단인 라파에 가자지구 피난민 100만 명 이상이 체류 중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대규모 지상전을 전개할 경우 상당한 인명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해왔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한 시간 가량 이어진 이날 통화 내용의 4분의 3 정도가 휴전 및 인질 협상에 관한 논의였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휴전 협상 성사 여부는 가장 최근에 제시된 협상안을 하마스 측이 수용할지에 달렸다며 협상 진행 상황의 책임이 하마스 측에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앞서 미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미국 등 중재국들이 제시한 휴전안을 받아들였으며, 협상 교착의 책임은 하마스 측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두 정상의 통화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가자지구 휴전 논의를 위한 중동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다.
블링컨 장관을 비롯해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서방과 이집트, 카타르 등 아랍 국가 외무 장관들은 29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나 가자지구 휴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전화통화가 블링컨 장관의 중동 방문을 앞두고 논의의 길을 터줄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후 요르단과 이스라엘도 방문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측 대표단도 조만간 협상안 논의를 위해 이집트에 파견될 예정이며, 하마스 고위 당국자도 AP 통신에 하마스 측 대표단이 이집트 카이로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혀 오래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양측의 휴전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국의 대학가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라파 지상전을 만류하고 하마스와 일시 휴전 합의를 재차 종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가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현재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 하마스 잔당 소탕을 위한 라파 지상전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역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두 정상은 하마스가 지난주 공개한 인질 영상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 확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하마스가 이번에 공개한 인질 영상에는 미국 국적의 인질 2명의 모습도 포함됐다.
한편 최근의 이스라엘과 이란 충돌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달 초 이란의 전례 없는 미사일 및 드론 공격에 대한 성공적인 방어 이후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철통같은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