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수반 "이스라엘 며칠내 라파 공격…美가 막아야"(종합)
미국 "이스라엘, 우리 의견 듣기 전엔 라파 안 치기로"
하마스, 휴전 협상단 이집트 파견…"이스라엘, 영구 휴전 첫 제안"
이스라엘 극우 "휴전·라파 공격 철회시 네타냐후 정권 존재 권리 없어"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며칠 내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공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수반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특별 회의에서 "미국이 라파를 공격하지 말라고 이스라엘에 요청할 것을 촉구한다"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범죄행위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며칠 내로 이스라엘은 라파를 공격할 것"이라며 "가자지구의 모든 팔레스타인 주민이 그곳에 몰려 있기 때문에 작은 타격으로도 주민들은 가자지구에서 탈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려 팔레스타인 역사상 가장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작전을 마무리한 다음에서 서안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요르단으로 내몰기 위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라파 공격 전에 자신들의 우려와 생각을 듣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그들(이스라엘)은 우리의 견해와 우려를 공유하기 전에는 라파에 들어가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커비 보좌관은 다음주 중동을 방문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최소 6주간의 일시 휴전이 성사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라파에 하마스 지도부와 잔당은 물론 그들에게 끌려간 인질도 억류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라파 진입작전 없이는 하마스 소탕, 인질 구출, 가자 지구발 안보 위협 해소 등 전쟁 목표를 이룰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라파와 가까운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에 피란민을 수용할 대규모 텐트촌이 조성되고 인근에 이스라엘군 탱크와 장갑차가 결집하면서 진입 작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약 140만명의 피란민이 몰린 라파에서 시가전이 벌어지면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이스라엘의 공격을 만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기간 표류해온 휴전 논의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휴전·인질교환에 관한 이스라엘의 새로운 제안을 검토해온 하마스는 29일 협상 대표단을 이집트 카이로에 보내기로 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관리가 전했다.
이스라엘이 내놓은 새로운 제안에는 전쟁 종식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 처음으로 포함됐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복수의 이스라엘 당국자는 이스라엘의 새로운 제안에는 인도적 차원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한 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지속 가능한 평온의 회복'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이 있다고 전했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라파 공격을 중단시킬 기회가 생긴 셈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연정에 참여한 극우세력은 라파 공격이 이뤄지지 않고 대신 휴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권좌에서 끌어내릴 수 있다는 강경 입장을 밝히며 압박을 가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부 장관은 소셜 미디어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집트 휴전 합의는 굴욕적인 항복이며 수백명의 영웅적인 군인들 등 뒤에서 나치의 승리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종 하마스를 나치에 비유한다.
그는 또 "휴전 합의는 인질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이며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의 존재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만약 네타냐후가 항복하고 라파 공격 명령을 거둔다면 그가 이끄는 정부는 존재할 권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