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친중' 밀착 심화…취임식 전 대만 '독립' 집권당 압박(종합)

입력 2024-04-28 16:06
中-대만 '친중' 밀착 심화…취임식 전 대만 '독립' 집권당 압박(종합)

친중 국민당 원내대표 등 의원 17명 대거 방중…"2001년 이후 최다"

'中 서열 4위' 왕후닝 "가족끼리 자주 왕래"…수입·단체관광 재개 의사



(타이베이·베이징=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정성조 특파원 = 친미·독립 성향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의 취임이 내달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이 친중 국민당과 더 밀착하고 있다.

28일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지난 26일 방중한 국민당 푸쿤치 입법원(국회) 원내총소집인(원내대표 격)과 국민당 입법위원들은 전날 중국 공식 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회동했다.

왕 정협 주석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모두 중국인으로 중화민족에 속하는 '양안은 한 가족'"이라며 "가족끼리 서로 자주 왕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 원내총소집인도 "2016년 이전의 양안 관계의 회복 및 양안의 대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대만언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국민당 소속 마잉주 전 대만 총통과 베이징 회동 당시 배석한 중국의 대만 정책 이인자 왕후닝이 17일 만에 대만 인사를 다시 만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국민당 입법위원이 17명이나 방중한 것은 지난 2001년 1월 허즈후이 국민당 입법원 서기장 등 30명이 방중한 이후 최대 인원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2016년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대만 정부와 접촉을 중단해왔으며, 올해 1월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이 3연속 집권에 성공한 뒤로는 마 전 총통을 비롯, 친중 국민당 인사들과만 교류 중이다.

이런 흐름을 보여주듯 중국 당국은 이날 국민당 대표단에 대만산 농·수산품 수입 재개와 단체 관광 복원 등 경제 교류 확대 의사를 잇달아 밝히며 민진당 견제에 나섰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자오쩡롄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부서장은 이날 국민당 대표단을 만나 "'92합의'('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는 1992년 합의로 민진당은 효력을 인정하지 않음) 견지와 '대만 독립' 반대라는 공동의 정치적 기초 위에서 국민당 및 대만의 관련 당사자와 함께 유자(文旦柚) 등 대만 농·수산품 수입 회복에 관해 소통을 강화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라오취안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 부부장 역시 이날 국민당 대표단과 만나 "우선 (중국 남부) 푸젠성 주민의 (대만) 마쭈(馬祖) 관광과 (푸젠성 푸저우) 핑탄현에서 대만으로 가는 해상 직항로를 복원해 푸젠성 주민의 대만 단체 관광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만 정부는 중국의 관광 일부 복원 방침이 '대등(상호) 개방' 원칙에 어긋난다며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대만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대륙은 오늘 양안 관광 단체의 쌍방향 교류를 전면 재개하다는 대만 건의에 조건을 다는 방식으로 응답했고, 개방 대상을 극도로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중국 측의 언급은 푸젠성 주민의 대만 마쭈 단체 관광에만 한정됐고 진먼(金門)이나 펑후(澎湖) 등 다른 관광지는 빠져있다는 취지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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