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잇단 대규모 투자에…SK에코플랜트 '수혜' 기대감
기술 유출 방지 필요성에 최첨단 공장 건설수주 가능성
'데이터센터 사업'도 강화…"양호한 경기 대응력"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인공지능(AI) 수요 대응 등을 위한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에 SK에코플랜트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기술 유출 방지 필요성 때문이다.
29일 건설·전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미국 인디애나주에 모두 38억7천만달러(약 5조2천억원)를 투자해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24일에는 충북 청주시 신규 반도체 공장 M15X 건설에 5조3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는 곧 SK에코플랜트의 중장기 일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공장은 엄격한 보안이 요구돼 핵심 설비는 그룹 계열사를 통해 구축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공장 구축을 위한 두 사업에서 상당 부분 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동안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건설을 진행하면서 관련 역량을 축적한 상태"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청주 M15X공사는 이달 말 착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디애나주 사업의 경우 SK하이닉스는 급증하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투자 필요성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 순항과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도 SK에코플랜트의 실적 개선을 점치는 배경이다.
SK에코플랜트는 120조원 정도가 투입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의 시행사인 용인 일반산업단지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현재 부지 조성 공정률은 26% 정도로 목표보다 빠르게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나아가 SK에코플랜트는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겨냥, 일찌감치 전담조직을 만들고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향후 2년간 약 8조원의 데이터센터 투자계획을 밝히는 등 최근 AI 확산으로 방대한 데이터 저장·관리를 위한 수요가 늘며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단순한 데이터센터 시공을 넘어 개발, 운영, 전력공급시스템 및 IT자산처분서비스(ITAD) 사업까지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난해 6월부터는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플랫폼 기업인 디지털엣지와 120㎿(메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전자폐기물 재활용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SK테스는 지난달 미국 버지니아주 프레더릭스버그에 약 1만2천㎡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전용 ITAD 시설을 준공했으며 2026년까지 싱가포르, 호주 등에 데이터센터 전용 ITAD 공장을 구축해 개별 서버 연간 처리량을 10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사업개발부터 건설, 전력공급, 리사이클링까지 밸류체인을 완비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DB금융투자는 지난달 발간한 SK그룹 회사채 관련 보고서에서 SK에코플랜트에 대해 "주택·분양 경기 침체에도 전자폐기물, 폐배터리 사업 등을 영위하는 환경 부문과 연료전지, 수소, 태양광 등의 에너지 부문 매출 기여도 확대로 여타 건설사 대비 양호한 경기 대응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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