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 10대 폭력사건 기승에 청소년 심야 통금령
니스 등 "성인 미동반 13세 이하, 밤 11시후 외출 안돼"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프랑스 남부 도시인 니스와 베지에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청소년 폭력에 대처하기 위해 청소년을 상대로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로베르 메나르 베지에 시장은 이번 주부터 시작해 9월 말까지 3개 빈곤 지역에서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성인을 동반하지 않은 13세 이하 아동에 대한 통행금지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청소년 야간 통행금지는 청소년에 의한 도심 폭력 증가에 따른 조치라고 메나르 시장은 설명했다.
니스 시의회도 다음 주부터 여름이 끝날 때까지 베지에와 유사한 내용의 아동 야간 통행금지령을 시행할 계획이다.
니스는 지난 2009년부터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까지 청소년 야간 통행금지령을 시행한 바 있다.
중도 우파 성향인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시 니스 시장은 청소년 통행금지령의 효과는 예전에 이미 증명됐다고 말했다.
다른 남부 도시인 페르피냥도 청소년을 상대로 한 야간 통행금지령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에서 북쪽으로 72㎞ 정도 떨어진 콩피에뉴는 야간 공공행사가 열릴 때마다 16세 이하 청소년의 통행을 막고 있다.
다른 몇몇 프랑스 도시들도 사회 불안시 일시적으로 청소년 야간 통행금지령을 시행하고 있다.
청소년 통행금지는 도시뿐만 아니라 소규모 마을로도 확산하고 있다.
지중해 연안 지역에 있는 인구 5만3천명의 카뉴쉬르메르 마을은 지난 20년간 매년 여름 밤 11시부터 성인을 동반하지 않은 13세 이하 아동에 대해 통행금지를 실시중이다.
인구 1천명인 남부의 몽포콩 마을은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성인을 동반하지 않은 18세 이하 청소년의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이 밖에 카리브해에 있는 프랑스령 과달루페도 이번 주부터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청소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프랑스 내 청소년 폭력 문제는 다수의 청소년이 적극적으로 가담한 작년 여름 폭동 사태 이후 더욱 큰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포퓰리스트 우파 세력은 청소년 폭력 증가는 마크롱 정부 아래에서 법과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의 주장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RN의 부상을 경계하고 있는 중도 성향의 마크롱 정부도 청소년 폭력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마크롱 정부는 최근 거리 폭력에 가담했다가 적발된 아동의 부모에 대한 처벌 강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좌파 정치인들은 청소년 통행금지에 반대한다면서 한부모 가정이나 교대 근무를 하는 부모들이 자녀를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지원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프랑스에서 야간 통행금지 위반 청소년들은 경찰에 구금될 수 있으며 부모에게는 벌금 최대 150유로(약 22만원)가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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