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낮아지고 미세먼지 줄었지만…OECD 회원국 중에선 최고
성폭력 발생 건수 26% 증가…100명 중 3명, 음주운전 경험
노인 5명 중 1명은 독거…노령화지수, OECD 다섯번째로 높아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낮아졌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는 20% 넘게 늘었으며, 만 19세 이상 국민 100명 중 3명은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25일 이런 내용의 '한국의 안전보고서 2023'을 발간했다.
◇ 자살률 감소 추세지만…OECD 평균의 2배 이상
2022년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5.2명으로 1년 전보다 0.8명(3.2%) 감소했다.
자살률은 2013년 28.5명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남자 자살률은 35.3명, 여자 자살률은 15.1명으로 각각 0.6명(1.7%), 1.1명(6.4%) 감소했다. 여자의 자살률이 더 크게 감소하며 남자의 자살률을 밑돌았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높은 수준이었다.
2020년 연령표준화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4.1명이었다. OECD 평균(10.7명)의 2배 이상으로 유일하게 20명을 웃돌았다.
2위 리투아니아(18.5명)와는 5.6명 차이가 났다.
◇ 미세먼지 농도도 OECD 회원국 중 1위
미세먼지(PM2.5) 농도도 세계적으로 높았다.
OECD가 위성관측 자료를 활용해 발표한 국가별 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우리나라는 25.9㎍/㎥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미세먼지 농도가 20㎍/㎥ 이상인 국가는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칠레(24.2㎍/㎥)와 튀르키예(22.6㎍/㎥)뿐이었다.
우리와 근접한 국가인 일본의 미세먼지 농도는 13.0㎍/㎥로 우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환경부의 대기환경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PM2.5) 농도는 2015년 26.1㎍/㎥에서 점차 감소하는 양상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차량 이용이 감소하고 사업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개선되는 추세다.
◇ 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 26% 늘어
2022년 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는 4만1천433건으로 1년 전보다 25.9%(8천535건)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발생 건수는 80.5건으로 16.8건(26.4%) 증가했다.
성폭력 발생 건수는 2017년까지 대체로 늘다가 2018년부터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이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강제추행(1만4천908건), 통신매체 이용음란(1만605건), 강간(6천177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최근 성폭력 범죄의 증가는 통신매체 이용음란, 촬영물이용 협박 등 디지털 범죄 증가에 기인한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사회적 인식 변화로 피해 신고가 늘어난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 월간 음주율 반등…100명 중 3명은 음주운전 경험
우리나라 국민의 음주율은 반등했다.
지난 1년 동안 월 1회 이상 음주한 비율(월간 음주율)은 2022년 54.0%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월간 음주율은 2015년 58.7%에서 2016년 59.4%로 높아진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6년 만에 반등했다.
성별로 보면 남자 음주율은 66.9%로 0.2%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자 음주율이 41.2%로 1.3%포인트 높아졌다.
감소하던 음주운전 경험률도 정체되는 모습이었다.
최근 1년 동안 조금이라도 술을 마신 후 자동차 또는 오토바이를 운전한 적이 있는 만 19세 이상 사람의 비율은 2022년 3.3%로 1년 전과 같았다.
음주운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1만5천59건으로 165건(1.1%) 늘었다.
통계청은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주의를 다시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노인 5명 중 1명은 독거…노령화지수, OECD 다섯번째로 높아
혼자 사는 노인의 비율은 지난해 21.1%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독거노인 비율은 2013년 18.4%에서 2018년 19.3% 등으로 지속해 높아지고 있다.
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 추세가 맞물린 결과다.
유소년인구(0∼14세) 100명당 노인인구(65세 이상)의 비율인 노령화 지수는 지난해 167.1로 집계돼 OECD 회원국 중 다섯번째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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