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익 2.8조 '깜짝 실적'…낸드 흑자 전환(종합)
매출 12.4조로 역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AI 메모리 기술력으로 반등
연초 계획 대비 투자 규모 증가할 듯…"적기 공급·수익성 중심 기조"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수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며 장기간 지속된 다운턴(하강 국면)에서 벗어났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며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그동안 부진했던 낸드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조8천8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3조4천23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2조645억원을 39.8% 웃도는 것으로, 1분기 기준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매출은 12조4천29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4.3% 증가했다. 역대 1분기 매출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순이익은 1조9천17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은 23%, 순이익률은 15%다.
SK하이닉스는 "HBM 등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AI 서버용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한편,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지속한 결과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34% 증가했다"며 "낸드 역시 프리미엄 제품인 eSSD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마이크론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로 D램과 낸드의 가격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실적 눈높이를 상향 조정해 왔다.
AI 메모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하반기부터는 일반 D램 수요도 회복되면서 올해 메모리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일반 D램보다 큰 생산능력(캐파)이 요구되는 HBM과 같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생산이 늘어나면서 범용 D램 공급은 상대적으로 축소돼 공급사와 고객이 보유한 재고도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의 더딘 회복을 감안하면 HBM에 따른 실적 차별화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며, 이는 업계 전반의 재고평가손실충당금 환입 효과가 체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 HBM3E 8Hi 제품의 이익 반영이 맞물리며 재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견조한 메모리 업황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D램 업체들의 보수적인 공급 정책이 유지되는 가운데 AI 수요에 기인한 HBM의 펀더멘털 효과(가격 상승)와 캐파 잠식 효과, 역대 최대 영업이익에 합당한 역대 최고 시가총액 달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4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5.65% 증가한 15조242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3조4천50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맞춰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HBM3E 공급을 늘리고 고객층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10나노 5세대(1b) 기반 32Gb(기가비트) DDR5 제품을 연내 출시해 고용량 서버 D램 시장 주도권도 강화할 계획이다.
낸드의 경우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제품 최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경쟁력을 보유한 고성능 16채널 eSSD와 함께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QLC 기반 고용량 eSSD 판매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AI용 PC에 들어가는 PCIe 5세대 cSSD를 적기에 출시해 최적화된 제품 라인업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발표한 대로 신규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인 청주 M15X를 D램 생산기지로 결정하고 2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공장 건설을 가속화해 2025년 11월 준공 후 양산을 시작하는 등 캐파 확대를 위한 적기 투자를 할 방침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등 미래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올해 투자 규모는 연초 계획 대비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객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른 것으로, 이를 통해 HBM뿐 아니라 일반 D램 공급도 시장 수요에 맞춰 적절히 늘려갈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이 과정에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안정적으로 커나가는 한편, 투자효율성과 재무건전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HBM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1위 AI 메모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등세를 본격화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최고 성능 제품 적기 공급,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로 실적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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