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OECD 원자력기구총장 "AI 전력수요 증가…원전, 중요한 옵션"

입력 2024-04-24 19:40
[인터뷰] OECD 원자력기구총장 "AI 전력수요 증가…원전, 중요한 옵션"

"원전 건설에 '완벽 공급망' 갖춘 한국…없으면 전세계 원전 건설 불가능"

"SMR은 게임 체인저…이보다 더 안전한 기술은 없다"



(부산=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윌리엄 맥우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자력기구(NEA) 사무총장은 24일 "인공지능(AI) 산업으로 인한 전력량 수요 증가 국면에서 원전이 유일한 옵션(선택지)은 아닐지라도 굉장히 중요한 옵션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맥우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하이테크 회사들과 함께 전력량 수요 증가 문제에 대해 논의했을 때 거의 모든 이들이 '원전이 설루션이며 지금이 게임 체인징 타임'이라고 얘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맥우드 사무총장은 글로벌 원전 수출전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이 원전 주요 부품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적으로 원전 건설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맥우드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

-- 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수요 전력량 증가 속도를 원전이 따라잡을 수 있나.

▲ AI 산업에는 고품질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원전이 가장 놀라운 기술로 이를 가능하게 한다. 전력 수요량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는 불과 15년 전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수치다. 원전이 유일한 옵션은 아닐지라도 굉장히 중요한 옵션이라고 확신한다.

-- 한국을 포함해 주요 원전 수출국의 경쟁이 뜨겁다. 한국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한국은 원전 건설에서 완벽한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바라카 프로젝트에서 보듯 제때 원전 건설을 완료하는 굉장한 경쟁력이 있다. 발전소 건설뿐 아니라 건설에 필요한 부품을 제공하는 데에도 뛰어나다. 한국의 기술들은 미국의 규제 승인을 받고 있는데, 이런 경쟁력을 고려하면 다른 국가들에게 한국이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과 'CF100'(무탄소에너지 100% 사용) 중 어느 쪽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현실적인가.

▲ 각국이 가진 자원과 경제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국가의 상황은 다르다. 하나의 전략을 모든 국가에 꿰맞추면 안 된다. OECD 원자력기구에서 최근 스위스를 예로 들어 분석하고 있는데,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이 다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많은 국가도 지금까지는 재생에너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원자력과 믹스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 같다. 스웨덴, 벨기에, 네덜란드가 대표적이다.



--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위험성은 없나. 개발 후에도 사회적 수용성이 떨어져 건설할 수 없다면.

▲ 전통적인 원자력 발전소와 비교하면 SMR의 안정성은 매우 높다. SMR은 본질적으로 매우 간단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SMR이 있어서 미국의 전력 공급이 안정적으로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로 SMR은 게임 체인저다. 오늘날 이보다 더 안전한 기술은 없다고 본다.

-- 미국이 화력발전소를 SMR로 교체한다는 정책보고서가 나온 바 있다.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시나리오인가.

▲ 석탄발전소를 원전으로 전환하자는 논의는 수십년간 있었지만, 어디에 원자력 발전소를 지을지가 중요하다. 작은 도시에는 SMR을 배치하기 어렵다. 전력 공급 인프라가 있어야 원전 건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많은 사람이 집이나 회사 주변에 SMR을 배치하는 데 합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제3세계에 SMR을 포함한 원전을 건설하는 것이 매우 좋은 경제적 효과를 낸다고 한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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