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지구자기장, 37억년 전 이미 형성…가장 오래된 증거 발견"

입력 2024-04-25 05:00
[사이테크+] "지구자기장, 37억년 전 이미 형성…가장 오래된 증거 발견"

英·美 연구팀 "37억년 된 그린란드 암석에서 고대 자기장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태양에서 방출되는 유해한 우주 방사선과 태양풍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자기장은 언제 생겼을까?

영국·미국 연구진이 그린란드 지층에서 37억년 전에도 현재와 유사한 자기장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발견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25일 과학 저널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에서 그린란드에 있는 37억년 된 지층 내 암석의 원시 자기장 기록을 복원한 결과 현재 자기장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기장은 태양과 우주에서 날아오는 유해 방사선과 전기를 띤 입자인 태양풍으로부터 지구를 보호,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현재의 자기장이 언제 처음 만들어졌는지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자기장은 지구 초기에 유동적인 외핵에서 용융된 철이 내핵이 굳으면서 생긴 부력에 의해 혼합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발전 현상으로 형성됐다. 하지만 단단한 내핵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초기 자기장이 어떻게 유지됐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연구팀은 그린란드 남서부에 있는 이수아 지표 임대(Isua Supracrustal Belt) 북동부에서 발견된 철이 다량 함유된 띠 모양 지층인 호상철광층(banded iron formation)의 표본을 채취, 그 속에 포함된 철 입자의 자기 정보를 분석했다.

철 입자는 결정화 과정에서 주변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을 모두 기록할 수 있는 일종의 자석 역할을 한다.

분석 결과 37억년 전에 형성된 호상철광층 암석에는 최소 15 마이크로 테슬라 세기의 자기장이 기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치에 따라 30 마이크로테슬라 수준을 보이는 현재의 자기장 세기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는 전체 암석 표본에서 추출한 가장 오래된 지구 자기장 강도 추정치라며 개별 결정을 사용한 이전 연구보다 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암석에 저장된 자기 정보는 오랜 지질학적 사건을 겪는 동안 변하거나 사라질 수 있어 이를 통해 지구 자기장을 정보를 복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연구팀은 그린란드의 이수아 지표 임대는 아래에 놓여있는 두꺼운 대륙 지각이 광범위한 지각 활동과 변형을 막아주는 독특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며 이 덕분에 37억년 전 자기장 존재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증거를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자기장 강도는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된 것으로 보이지만 태양풍은 과거에 훨씬 더 강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기장의 보호 효과가 커져 생명체가 바다에서 육지로 이동할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수석연구자인 옥스퍼드대 클레어 니콜스 교수는 "이렇게 오래된 암석에서 신뢰할만한 원시 자기 신호를 추출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이 결과는 지구에 생명체가 처음 출현했을 때의 고대 자기장 역할을 규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 출처 :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Solid Earth, Claire Nichols et al., 'Possible Eoarchean records of the geomagnetic field preserved in the Isua Supracrustal Belt, southern west Greenland', http://dx.doi.org/10.1029/2023JB027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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