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요구 거세지는데…수출기업 55% "RE100 뭔지 몰라"

입력 2024-04-24 11:00
RE100 요구 거세지는데…수출기업 55% "RE100 뭔지 몰라"

무협, 수출기업 610곳 설문…17% "거래처서 RE100 이행 요구받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국내 수출기업들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운동'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4일 발표한 '제조 수출기업의 RE100 대응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14일∼3월 12일 100만달러 이상 수출 제조기업 610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 기업의 54.8%가 RE100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RE100 운동은 오는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하는 자발적 캠페인으로, 현재 세계적으로 428개 기업, 국내에서는 3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보고서는 BMW, 애플, 구글 등 RE100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사들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RE100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우려했다.



설문 응답 기업의 16.7%는 국내외 거래업체로부터 RE100 이행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41.7%는 당장 올해나 내년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전환할 것을 압박받고 있다고 했다.

RE100 대응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지만, 수출 중소기업들은 RE100 대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68.3%는 거래처로부터 RE100 이행 요구를 받았을 때 '이행하겠다'고 답했지만, '다른 거래처를 물색하겠다'는 기업이 13.4%, '재생에너지 비용이 저렴한 해외 등 지역으로 사업장 이전을 고려하겠다'는 기업이 9.5%로 나타났다. 'RE100 요구 기업과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답도 3.6% 있었다.

현재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비율은 8.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RE100을 이행 중인 기업들은 자가발전(60.7%·중복 응답)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었고, 녹색 프리미엄(34.8%),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30.3%) 등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현숙 무협 그린전환팀장은 "RE100 대응 등 재생에너지 조달 및 탄소 배출량 관리가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며 "수출기업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시행 중인 다양한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해 비용 절감과 대응의 실효성을 높이고, 단계적으로 가장 유리한 재생에너지 전략을 수립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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