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수요위축에…작년 韓 디스플레이 매출 13.4%↓
디스플레이산업協 집계…OLED, 한국 우위 속 중국 추격 가속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지난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정보기술(IT) 전방 수요 위축, 시장 경쟁 심화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10% 이상 하락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23일 발표한 '디스플레이산업 주요 통계'에 따르면 작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고금리 기조 등에 따른 수요 위축 영향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한 1천17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간 한국 기업 매출은 13.4% 감소한 389억달러였다. 반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매출은 558억달러로 전년보다 8.3% 증가했다.
지난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위에 올라선 중국이 전년 대비 5.4%포인트 상승한 47.9%로 선두를 유지했다. 한국은 36.9%에서 33.4%로 3.5%포인트 축소됐고 대만(16.7%), 일본(1.7%)도 모두 전년보다 점유율이 하락했다.
한국 기업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축소, 중국 기업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진입 확대와 그에 따른 디스플레이 시장 경쟁 심화가 한국 업계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중국 내 애국소비 '궈차오'(國潮) 열풍, 중국 정부의 자국산 부품 사용 장려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OLED 시장에서는 한국의 우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추격도 빨라지고 있다.
작년 글로벌 OLED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74.2%, 중국은 25.1%로 양국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했다.
TV·IT용 패널이 주력인 대형 OLED 시장에서는 한국이 96.1%로 압도적 점유율을 보였으나 모바일 중심인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한국 71.6%, 중국 27.6%로 경쟁이 차츰 심화하는 모양새다.
한국은 IT용 OLED는 86.6%, 차량용은 81.6%, TV는 10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다만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의 경우 한국·미·국 기업들이 한국 패널 기업으로부터 공급받는 비중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내에서 한국의 공급 비중은 56%에서 16%로 크게 줄었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1위(애플)와 2위(삼성전자)에 이어 3∼6위를 샤오미, 비보, 오포, 아너 등 중국 기업이 꿰차고 있다. 이들 기업의 자국산 OLED 패널 사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업계의 추격에도 한국과 중국 간 OLED 생산능력(CAPA) 격차는 2018년 1천293만2천㎡에서 지난해 1천510만8천㎡로 확대됐다.
한국은 중·대형 OLED 분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며 대형 분야에 꾸준한 기술 개발과 투자를 이어간 결과 생산능력도 확대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중소형 분야에 우선 투자하며 격차 축소에 나섰다.
LCD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중국 60.8%, 대만 26.2%, 한국 10.1%, 일본 2.3%로 중국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이며 중국 독점화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은 세트(완성품) 교체 수요 주기 도래와 태블릿 등 IT 제품의 OLED 전환, 파리올림픽을 비롯한 글로벌 스포츠 행사 개최 등에 따른 전방 수요 증가에 힘입어 작년 대비 13% 증가한 1천333억달러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속에 OLED 경쟁이 심화해 어려웠던 해"라며 "한국은 중소형 분야에서 기술 우위에 안주하지 않고 중대형·대형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고 시장을 리드 중"이라고 말했다.
pul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