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정보사' 별도 설치 왜?…SCMP "군 통합 작전 역량 강화"
시진핑 직할로 인민해방군 장악력 커져…'권력 비대화'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서로 다른 군 세력이 독립적인 정보 체인을 갖고 있어 이를 통합하는 것이 정보지원부대(信息支援部隊) 설립 이유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군사전문가 푸첸샤오의 말을 인용해 지난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했던 정보지원부대 창설의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육·해·공·로켓군에 이은 제5 군종으로 불린 전략지원부대를 해체하고, 이에 속했던 군사우주부대·사이버 부대·정보지원부대를 별도 병종으로 독립시키고 정보지원부대를 중앙군사위의 직접 지도·지휘에 두도록 하는 편제 개편을 한 바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을 겸하는 시진핑 중앙군사위 주석이 최고 사령탑이다. '정보사령부' 격인 정보지원부대를 사실상 시 주석의 직할 부대로 만든 것이다.
푸첸샤오는 "정보지원부대는 정보를 획득하고 부대 전반에 배포함은 물론 상대가 우리의 정보를 얻을 수 없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면서 "앞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정보지원부대가 중국군의 합동 작전을 개선하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CMP에 따르면 시 주석도 창설 행사에서 "정보지원부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네트워크 정보 시스템 구축과 적용을 조율하는 핵심 기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정보지원부대가 전투작전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정보자원을 통합하고, 정보보호를 강화할 것"이라며 "군 합동작전체계를 통합해 정확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정보 지원을 하라"고 명령했다.
이런 가운데 정보지원부대에 권력이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의 직할 부대 창설로 인민해방군의 통합 작전 역량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육·해·공·로켓군 등의 각 병종은 물론 지역으로 나눠 편제된 동·서·남·북·중부 등 5대 전구가 정보지원부대의 눈치를 봐야 하는 권력 비대화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정보지원부대 초대 사령원(사령관)에 비이(畢毅·전 전략지원부대 부사령원), 정치위원에 리웨이(李偉·전 전략지원부대 정치위원)를 각각 임명했다.
중국 공산당의 군대로 출발한 인민해방군은 일정 규모 이상의 부대에 정치위원을 두고 있다. 사령원과 비슷한 지위의 정치위원은 정치 관련 분야에서 단독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인민해방군의 이런 군 개편은 정보전 강화를 추진하는 시 주석의 의지와 관련이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공산당에 의해 1927년 8월 1일 창설한 인민해방군은 100주년이 되는 2027년 현대화 목표를 달성하고,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100주년인 2049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군사 강국이 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상하이 정법대 니러슝 교수는 "현대전에서 승패는 정보와 첩보, 전자전이 결정적이며 그런 차원에서 정보지원부대가 별도로 편성된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인민해방군의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관계대학원의 제임스 차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사용 증가에 따라 정보지원부대의 전문적인 역할이 인민해방군의 정보 작전을 보다 더 효과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짚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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