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치안 붕괴 주범' 갱단 두목급 범죄자 체포
탈옥 석달만에 잡혀…"검찰총장 테러 지시 의혹도 받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에콰도르 치안 악화의 주범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악명 높은 갱단 두목급 범죄자가 탈옥 3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에콰도르 경찰은 지난 1월 교도소에서 자취를 감췄던 '로스 로보스' 갱단 수괴 무리 중 한 명으로 알려진 파브리시오 콜론 피코 수아레스(44)의 신병을 피친차 지역에서 확보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에콰도르 경찰은 엑스(X·옛 트위터)에 "내무부 및 검찰과 협력해 수개월간 수사한 끝에 이날 새벽 피코를 체포할 수 있었다"는 글과 함께 잔뜩 지쳐 보이는 피코의 얼굴 사진을 게시했다.
로스 로보스는 아돌포 마시아스(일명 '피토')가 이끄는 '로스 초네로스'와 함께 에콰도르에서 각종 폭력 사건을 주도한 갱단 중 하나다.
이 두 갱단은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멕시코의 시날로아 카르텔 및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지원을 받아 에콰도르 내 마약 밀매 경로 주도권 확보 다툼을 벌인 것으로 에콰도르 당국은 보고 있다.
이날 붙잡힌 피코의 경우 생방송 중인 에콰도르 TV 방송국 스튜디오에 대한 괴한 난입과 교도소 소요·폭동 등 올해 초 치안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당시 탈옥한 바 있다.
피코는 갱단원에게 디아나 살라자르(42) 에콰도르 검찰총장에 대한 테러를 지시한 의혹도 받는다. 이는 살라자르 검찰총장이 국회에서 직접 밝힌 사안이다.
앞서 범죄조직 단속 강화 내용을 담은 헌법·법률 개정 국민투표는 큰 틀에서 국민의 동의를 받았다.
에콰도르 선거관리위원회는 표본을 정해 시행한 신속 개표 결과 11개 문항 중 9개 문항에 대해 유권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오차 범위(±1%)를 고려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선관위는 전했다.
이에 따라 관련 입법 절차를 마치게 되면 갱단 퇴치를 목표로 군 장병이 거리에 배치되고, 중범죄자들에 대해 가석방 없이 형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일간 엘우니베르소는 보도했다.
지난해 2월 기예르모 라소(68) 전 대통령 시절 시행했던 국민투표 당시 부결됐던 에콰도르 범죄 피의자의 외국 송환 규정 완화안 역시 투표 참여자의 64.75%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국경을 넘나들며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외국, 특히 미국으로도 인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반면 기간·시간제 유연 근로 확대와 상업 분쟁 해결에 국제 중재를 준용하는 안은 부결됐다.
이번 결과로 지난해 11월 취임한 다니엘 노보아(36) 대통령은 내년 5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국정 운영의 동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현지 평가가 나온다. 노보아 대통령은 내년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세계 최연소 현직 국가원수'로 알려진 그는 탄핵 위기를 맞은 라소 전 대통령의 조기 퇴진에 따라 지난해 10월 치러진 보궐 성격의 대선에서 대권을 거머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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