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反이란 제재 연대' 외교전 시동…32개국에 동참 촉구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이 처음으로 자국을 직접 공격한 이란을 상대로 한 외교 공세에 돌입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전 세계 32개국에 자국을 공격한 이란을 제재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카츠 장관은 이 게시물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을 등 서한 발송 대상국 외무장관, 유력 정치인 등의 계정을 태그했다.
카츠 장관은 "오늘 아침 32개국에 서한을 보내고 수십명의 외무 장관 및 유력 인사들과 통화하면서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와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 단체 지정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란은 당장 제지당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늦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츠 장관은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발사에 대한 군사적 대응과 함께 나는 이란을 상대로 외교적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라고도 썼다.
이와 관련, 미 CNN 방송도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전날 약 3시간에 걸친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잠재적 대응 방안으로 군사적 계획을 검토했다면서 이와 함께 이란을 더욱 고립시키기 위한 외교적 선택지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국제 제재를 장려하고 반(反)이란 동맹을 공식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며 1991년 걸프전 당시 선례를 전했다.
당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스커드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을 때 매파 이츠하크 샤미르 총리는 미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자제력을 발휘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역내 평화조약을 강화하고 국제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란은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의 당사자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지난 13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170여개의 무장 드론과 30여기의 순항 미사일, 120여기의 탄도 미사일로 이스라엘 본토 공격을 시도했다.
이스라엘은 미국 등 우방과의 공조로 이란의 공격을 방어했고 이어 전시내각을 잇달아 소집해 대이란 재반격 옵션을 심사숙고하고 있다.
또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번 방어 작전을 도운 우방들을 주축으로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전략 연합' 결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 밖에도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에 대한 대응이 인근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요르단, 이집트 등 우호적인 중동 국가들을 안심시키고 있다고 공영방송 칸(Kan)이 전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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