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보복 공언 등에 신흥국 통화가치 3개월 만에 최저
"엔화, 지금보다 10% 더 떨어질 수도" 전망 나와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소비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고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공언하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가 3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통화 지수는 전날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보복 공격을 자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소폭 등락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3월 소매 판매지수가 전월 대비 0.7% 늘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증가세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돼 신흥국 통화지수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들이 이란의 공격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중동의 확전 우려가 심화된 점도 신흥국 통화 약세를 부채질했다.
잠시 하락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도 다시 상승세로 바뀌었다.
신흥국 중에서도 남미지역 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이전보다 소극적인 2025년 재정 목표를 제시하면서 브라질 헤알화가 1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콜롬비아 페소화 역시 큰 폭 하락했다.
냇웨스트마켓의 신흥국 시장 책임자 알바로 비반코는 "이번 재정 목표 수정으로 룰라 행정부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졌다. 저성장을 예상할 수 있는 것으로, 통화가치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부정적인 소식이다"라고 평가했다.
멕시코 페소화 역시 헤지펀드들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위험회피 심리가 작용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신흥국 주가지수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최대 규모의 개발도상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인 뱅가드 FTSE 이머징 마켓은 이틀 연속 하락세로 마감했다. 라틴 아메리카 주식 지수는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신흥국 지수도 3일 연속 하락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계속 낮아지면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낮아진 금리인하 기대감을 바꾸지는 못했다.
오펜하이머 앤 코의 페르난도 로사다 상무는 "이스라엘의 실제 군사 대응이 이뤄진다면 유가가 오르고 위험 자산에 대한 포지션 축소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엔화는 지금보다 10% 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고 티로웨프라이스의 쿠엔틴 피츠시몬스 국제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예측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엔화가 크게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일본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서 "일본 당국은 금리를 인상할 때도 부채 지속 우려가 있기 때문에 많이 올리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 당국은 달러당 150엔 수준의 환율을 좋아한다면서 달러당 125엔, 130엔 정도의 엔화 강세는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데 이는 일본에 인플레이션 충격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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