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 피란민 귀환행렬에 발포…5세 아이 등 다쳐"
CNN·NBC "가자 북부로 돌아가려는 피란민 향해 발포"
이스라엘군 "가자 북부는 전투지역…귀환 허용은 거짓 소문"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로 피신했다가 북부의 집으로 돌아가려는 피란민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발포해 여러 명이 다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방송사 CNN과 NBC는 14일(현지시간) 자사 통신원 등이 촬영한 영상을 토대로 이날 가자시티 등 북부의 집으로 돌아가려는 피란민 행렬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에는 피란민 수천 명이 알라시드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알라시드 도로는 가방을 짊어지거나 픽업트럭·수레·자전거 등을 탄 피란민들로 붐볐다. 이들은 이스라엘군이 피란민들의 가자지구 북부 귀환을 허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가려 나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장면에서 피란민들은 포격과 총격 소리 속에 다시 남쪽을 향해 달아났다. 부상자로 보이는 이들을 업거나 안고 뛰어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 위로 멀리 공중을 지나는 미사일도 보인다.
NBC는 북부로 가려는 피란민들을 향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 인근에서 일어났다고 전했다.
일부 피란민들은 북쪽으로 돌아가려다 남성이라는 이유로 이스라엘군에 제지당했으며 이 과정에서 총격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한 피란민은 "가자시티로 가는 길이 열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가기로 했는데 일행 가운데 남자들을 보고 그들이 우리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CNN에 말했다.
CNN은 5세 여아 한명도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맞았다고 보도했다. 가족들은 아이가 알아크사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이스라엘군이 도중에 남편을 돌려보내는 바람에 자신과 네 자녀만 검문소 통과를 기다리던 중 갑자기 젊은 남성 두 명이 여성과 아이들이 늘어선 줄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고, 이를 본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피란민들의 가자 북부 귀환이 허용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아랍어 대변인 아비하이 아드라이 중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가자지구 북부 귀환이 허용됐다는 내용은 거짓이며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이스라엘군은 살라흐앗딘이나 알라시드 등 어느 도로에서도 주민들의 귀환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NN의 관련 질의에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는 전쟁구역으로 현재 이 지역으로의 복귀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스라엘군은 그러나 북쪽으로 이동하려는 민간인들에게 군인들이 발포했다는 보도 내용과 관련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inishmor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