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그림자 전쟁', 열전으로 치닫나
NYT "그림자 전쟁에 불안한 새 장 열어"
"이스라엘에 이란 공격 정당성 부여" 분석도
WP 이란 통신 인용해 "이란, 네 갈래로 공격"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이란이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감행함에 따라 그동안 양국이 벌여온 '그림자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이후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친(親)이란 대리세력을 내세워 이스라엘을 공격해왔다는 것이 서방의 판단이다.
대리세력은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 정부군, 시리아 및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등이다.
이란이 직접 나서지 않은 것은 이스라엘과 전면전 및 미국의 개입을 꺼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스라엘은 과거 이란의 핵무장 가능성을 우려해 이란 핵시설을 은밀히 공격하거나 핵 과학자를 암살한 배후로 지목되는 등 양국은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방식의 공격을 택했다.
그러나 이란이 최근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처음 공격하고 이스라엘이 재보복을 검토하면서 5차 중동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본토와 이스라엘 통제 지역을 겨냥한 이란의 대규모 공격이 양국의 오랜 '그림자 전쟁'에 불안한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진단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국영 TV에 방송된 성명에서 "시오니스트(이스라엘) 정권의 범죄에 대응해" 이란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수십기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스라엘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며 미국이 관여하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이란이나 이란의 이익이 타격을 받으면 더 많은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은 네 갈래로 이뤄졌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이란과 레바논, 이라크, 예멘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공격했다는 것이다. 레바논과 이라크, 예멘은 친이란 무장세력이 있는 곳이다. 이란을 비롯한 이들 지역에서 14일 오전까지 300기 이상의 드론과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들 무기 대부분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기지 1곳이 경미한 피해를 봤고, 이스라엘 남부의 아랍 베두인족 공동체 출신인 7세가량의 소녀 한명이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야코브 아미드로르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의 이번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에 이란 땅을 공격할 수 있는 정당성을 부여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우리는 여러 개의 주요 전쟁을 동시에 벌이고 싶지 않았고 지금까지 그럴 필요가 없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공습 초기에 "우리는 뚜렷한 원칙을 결정했다"며 "우리는 우리를 해치는 자들을 누구든 해칠 것"이라고 보복 방침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어떤 반격도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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