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방은행 '예금 유치 경쟁' 경계령…"자체 추가이자 금지"
계속된 금리 인하로 은행 이윤 압박…신화통신 "은행들, 가격 아닌 품질 경쟁해야"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지방 기층 은행들이 저축 유치를 목적으로 '고금리 경쟁'에 나서자 당국이 칼을 빼 들었다.
14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시장 이율 결정 자율 메커니즘(市場利率定價自律機制)은 지난 8일 일선 은행에 '수작업 이율 보충'(手工補息) 방식의 고금리 예금 유치를 금지하고, 즉각 자체 조사를 벌여 이달 말 전에 시정을 마치라고 요구했다.
'수작업 이율 보충'은 일선 은행에서 업무상 오류가 발생해 시스템상으로 이자 정산을 할 수 없을 때 자체적인 계산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그런데 최근 일부 지방 기층 은행 직원들이 이를 예금 유치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은행이 이미 정해진 이율 기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둥시먀오 자오롄금융 수석연구원은 "수작업 이율 보충이 예금 이율 상한을 돌파하는 것으로 변모해 은행의 부채 비용을 높이고 자산에 (부담을) 전가하거나, 대출 자금 가격을 높이게 됐다"며 "실물 경제를 지원하는 금융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줬고, 은행 간 경쟁 격화를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2015년 10월 은행 예금 이자에 대한 행정 규제를 자유화해 은행이 자체적으로 이율을 결정할 수 있게 했다.
다만 '금리 전쟁'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시장 이율 결정 자율 메커니즘을 만들고 업계 협상을 통해 금리 상한선을 설정하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작년을 기준으로 이 자율 메커니즘에 가입된 중국 시중 은행은 전체 상업은행의 절반가량인 2천55곳이다.
중국의 위안화 예금 총액은 2월 말 기준 290조7천억위안(약 5경5천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늘었고,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확대 중인 예금액 규모와 대조적으로 예금 금리는 지난해 6월과 9월, 12월 잇따라 하향 조정됐다.
대출 금리 역시 계속 낮아져 올해 2월 기준 기업 대출 가중 평균 금리는 역대 최저인 3.76% 수준이 됐다.
둥 연구원은 은행이 돈을 벌어들이는 대출 금리와 지출하는 예금 이자율 사이 차이가 좁아지면서 이윤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게 됐고, 이것이 은행 간 예금 유치 경쟁을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국 당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기업 대출과 부동산 대출 금리 인하 방침을 공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시중 은행들이 받을 압박은 앞으로 한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다.
중국인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중국 위안화 대출액은 247조500억위안(약 4경7천조원)으로 작년 3월에 비해 9.6% 늘었다. 올해 1분기 신규 개인 대출은 1조3천300억위안(약 254조원), 신규 기업 대출은 7조7천700억위안(약 1천482조원)으로 나타났다.
신화통신은 "시장은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에 일정한 인하 여력이 여전히 있고, 순예대차(예금 이자와 대출 금리의 차이)에 대한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고 보편적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중 은행 경영자 다수는 실적 발표회에서 고비용 예금 규모를 엄격히 통제하고, 과학·기술, 녹색, 포용(普惠), 양로 등 중점 영역으로 금융 자원 투입을 지속 확대해 '가격 경쟁'에서 '품질 경쟁'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며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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