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명예회장 한정후견 심판 청구, 항고심서도 기각
한국타이어家 남매 경영권 분쟁 '사실상 종식'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한국타이어가(家)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한 바 있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000240]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가 항고심에서도 기각됐다.
11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조영호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아버지인 조 명예회장에 대해 청구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의 항고심에서 조 이사장의 항고를 기각했다.
조 이사장은 지난 2020년 6월 조 명예회장이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현 한국앤컴퍼니) 주식 전부를 차남 조현범 회장(당시 사장)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자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스스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지난 2022년 4월 1심은 조 이사장 청구를 기각했고, 조 이사장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조 이사장이 조 회장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에 반발해 청구한 심판이 3년 10개월 만에 항고심에서까지 기각되면서 조 명예회장 자녀들 사이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식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로서 지분 42.03%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 조현식(18.93%) 고문과 조 이사장 및 남편(0.81%+0.01%), 차녀 조희원(10.61%) 씨의 지분을 모두 합해도 조 회장에 미치지 못한다.
조 고문과 조 이사장, 조씨 등 조 회장을 제외한 한국타이어가 4남매 중 3명은 지난해 12월 '반(反) 조현범 연대'를 구성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공개매수를 진행했으나 실패에 그쳤다.
당시 조 명예회장은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을 연달아 추가 매입하며 조 회장을 지원했다. 자신이 후계자로 점찍은 조 회장이 다른 형제들과 벌이는 지분 싸움에서 경영권을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조 명예회장은 앞서 경영권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진 데 대해서도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앤컴퍼니 측은 이번 항고심 기각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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