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박찬욱" 신작 미드에 美언론 호평…'로다주' 열연도 찬사

입력 2024-04-11 08:44
"역시 박찬욱" 신작 미드에 美언론 호평…'로다주' 열연도 찬사

HBO '동조자' 오는 14일 첫 방영…퓰리처상 원작 소설 "각색 성공" 평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1인4역 팔색조 연기 주목받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미국 드라마 '동조자'(원제 The Sympathizer)의 첫 방영을 앞두고 미국 언론에서 호평이 이어졌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주요 매체들은 이 드라마를 방영하는 HBO 채널의 사전 시사회 후 박 감독 특유의 예술적인 연출과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연기를 높이 평가하는 리뷰를 잇달아 실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날 "HBO의 스파이 스릴러 '동조자'는 대담하고 야심 차고 눈부신 TV 시리즈"라고 소개했다.

타임은 "할리우드에서 퓰리처상 수상작인 '동조자' 같은 책을 각색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 사람들은 걱정한다"며 "그렇다면 이 각색을 박찬욱에게 맡긴 것은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고 썼다.

이어 "'올드보이',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을 히트시킨 이 한국 감독은 수십년간 아름다움과 추함, 장르적 비유와 문학적 층위, 상업영화와 예술적 상상력을 결합한 영화를 만들어왔다"며 "박 감독은 공동 쇼러너인 돈 맥켈러와 함께 뛰어난 원작 소설과 잘 어울리는 활기차고 충실하면서도 대담한 작품을 빚어냈다"고 평했다.



박 감독은 이 드라마의 공동 쇼러너(co-showrunner)로 참여해 연출은 물론 제작, 각본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2018년 방영된 BBC '리틀 드러머 걸'에 이어 박 감독이 두 번째로 연출한 글로벌 TV 시리즈다.

다만 이번 드라마에서 박 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은 것은 전체 7부작 중 전반 1∼3부 세 편이다. 나머지 네 편은 영국 감독 마크 먼든과 영화 '두 교황' 등으로 알려진 브라질 출신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이 나눠 맡았다.

이 드라마는 2016년 퓰리처상을 받은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베트남전쟁 직후 베트남과 미국 사회의 이면을 이중간첩 스파이인 주인공의 눈으로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그렸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쇼러너인 돈 맥켈러와 존경받은 한국의 작가주의 감독 박찬욱은 '동조자'의 메타텍스트(텍스트 간의 상호비판)적 주제를 밀도 있고 야심 차며 다양한 톤으로 옮겼다"고 평했다.

이 매체는 특히 "우아한 폭력과 비트는 코미디에 타고난 재주를 지닌 박 감독의 연출이 첫 세 편의 에피소드에 완벽하게 어울리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고 짚었다.

또 다른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도 "박 감독이 카메라 뒤에 있는 세 편의 에피소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원작이) 재미있게 비틀어진다"며 "박 감독은 특이한 카메라 위치나 예상치 못한 방식의 편집과 색감이 주는 힘을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다만 "다른 감독들이 연출할 때는 이 시리즈가 시각적으로 훨씬 덜 두드러지고, 훨씬 덜 창의적이다"라고 지적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 드라마에서 1인 4역을 맡은 다우니 주니어의 팔색조 연기에도 주목했다.

한국에서 '로다주'란 애칭으로 불리는 다우니 주니어는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뒤 지난해 개봉한 '오펜하이머'로 아카데미(오스카상) 남우조연상을 거머쥐는 등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올해 9월 열리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남우조연상을 가져갈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이번 드라마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를 극찬했다.

타임지도 "다우니는 천재적인 재능으로 주인공 옆에 있는 주요 백인 남성들을 모두 연기한다"고 평했다.

이 드라마에서 스파이 역할의 주인공은 베트남계 배우 호아 쉬안데가 연기했으며,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가 그의 상대역으로 출연했다.

HBO와 스트리밍 플랫폼 맥스에서 오는 14일 첫 번째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매주 일요일 밤 7편의 에피소드가 순차적으로 방영된다.

한국에서도 쿠팡플레이를 통해 이달 중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