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부동산 투자이민 '황금비자' 폐지…주택위기 원인"
2013년부터 최소 50만유로 부동산 투자자에 거주 허가
"외국인 부동산 투자로 시장 과열 부작용"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8일(현지시간)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 투자를 한 외국인에게 거주권을 주는 이른바 '황금 비자'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황금 비자는 주택담보대출 없이 스페인 부동산에 최소 50만 유로(약 7억원)를 투자하는 비(非) 유럽인에게 거주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황금 비자를 받은 외국인은 스페인에서 5년을 거주한 후 영주권을, 10년 뒤엔 시민권도 신청할 수 있다.
스페인 정부는 금융위기 이후인 2013년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목적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부동산 투자 외에 100만 유로(약 14억원)의 사업 개발과 자본 이전을 하는 외국인도 황금 비자를 취득할 수 있다.
산체스 총리가 이 가운데 부동산 투자 부분을 손보기로 한 건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가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끌며 주택 위기를 낳았기 때문이다.
산체스 총리는 "현재 황금 비자 100건 중 94건이 부동산 투자와 관련됐다"며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일부 주요 도시에서는 그곳에서 거주하고 일하며 세금을 내는 이들이 적절한 주택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자 이민 제도를 없앰으로써 주택에 대한 접근을 "투기사업이 아닌 권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보다 조금 앞선 2012년 10월 황금 비자 프로그램을 도입한 포르투갈 역시 국내 주택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작년 10월 부동산 투자 이민 제도를 폐지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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