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기아, 신규 주주가치 제고·전기차 전략 부재"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메리츠증권은 지난 5일 진행된 기아[000270]의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새로운 주주가치 제고 방안과 순수 전기차(BEV) 전략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를 통해 "연초 제시했고 인베스터 데이에서도 재확인한 2024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매출 101조원·영업이익 12조원)의 상향 여지가 아직 확인되지 못하고 있으며 추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실현 가능한 주당순이익(EPS) 상향 폭 또한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BEV 판매 성과와 전략에 대한 아쉬움도 여전하다고 짚었다.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2030년까지 BEV 160만대를 포함한 연 43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유지했으나, 단기 BEV 판매 목표는 2024년 44만대에서 31만대로, 2025년은 74만대에서 48만대 등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 눈높이 하향에도 장기 눈높이 충족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과정 속 구체적 전략 공유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기아가 제시한 계획은 기존과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전과 같은 2030년 BEV 라인업 수와 배터리 전략, 2026년 이후에야 도입되는 초고속 네트워크 연결 지원과 컴퓨팅 플랫폼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김 연구원은 "BEV만이 아닌 2030년 전 차종 판매 목표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며 전 세계 내연기관과 하이드리드차(HEV·PHEV) 수요는 올해 대비 2030년까지 약 30∼40% 축소되는 데 반해 같은 기간 기아의 내연기관·하이브리드차 합산 판매량 전망은 7% 하락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HEV 라인업 확대를 통한 수요 방어가 일부 유효할 수 있으나 이 같은 판매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시장 크기가 작아지며 경쟁이 더욱 심화할 내연기관·하이브리드차 시장 내에서 기아의 점유율이 현재 대비 약 50% 이상 증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연구원은 오히려 현대차[005380]의 투자 매력도가 기아보다 낫다고 봤다.
현대차는 아직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하지 않아 추가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과 자사주 매입 등을 기대할 수 있으며, 올해와 유사한 ROE를 기록했던 2014년 전후와 비교했을 때 현대차의 주가순자산비율(PBR) 할인율은 기아보다 더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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