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멕시코 대사관 강제진입 후폭풍…주변국 '단교·규탄'

입력 2024-04-07 08:21
수정 2024-04-07 17:10
에콰도르, 멕시코 대사관 강제진입 후폭풍…주변국 '단교·규탄'

멕시코 이어 니카라과도 단교 선언…브라질·쿠바 등 줄줄이 규탄 성명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에콰도르 당국이 전직 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자국 주재 멕시코 대사관에 강제 진입한 일로 외교적 후폭풍에 직면했다.

멕시코에 이어 니카라과가 에콰도르와 국교 단절을 선언했고 주변 남미 국가들도 잇따라 에콰도르의 행동을 규탄하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니카라과는 에콰도르와 외교 관계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20년 가까이 장기 집권하고 있는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은 이날 이 같은 방침을 밝히면서 에콰도르 정부의 행동이 "네오파시스트적인 정치적 야만 행위"라고 비판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페루, 베네수엘라, 쿠바, 칠레 등 중남미 국가 정부들은 일제히 에콰도르의 멕시코 대사관 강제 진입을 규탄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에콰도르의 행동을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규탄한다며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에게 연대를 표했다.

온두라스는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중남미 3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중남미·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의 긴급 소집을 요청했다.



앞서 에콰도르는 전날 저녁 수도 키토에 있는 주에콰도르 멕시코 대사관 출입구를 부수고 강제로 들어가 지난해 12월부터 이곳에 머무르던 호르헤 글라스 전 에콰도르 부통령을 체포했다.

2013∼2018년 부통령을 지낸 글라스 전 부통령은 2016년 마나비주(州) 지진 피해 복구비를 불법 전용한 혐의(횡령) 등으로 체포될 처지가 되자 지난해 멕시코 대사관으로 피신한 상태였다.

이에 에콰도르 당국은 멕시코에 글라스 전 부통령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멕시코는 글라스 전 부통령이 정치적 박해를 받아왔다고 주장하며 이를 거부해 사안은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번졌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앞서 이날 에콰도르 경찰의 대사관 강제 진입은 "국제법과 멕시코의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에콰도르와 외교관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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