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에 가자지구 자선단체 직원 최소 7명 사망(종합)

입력 2024-04-02 16:32
수정 2024-04-04 11:45
이스라엘 공습에 가자지구 자선단체 직원 최소 7명 사망(종합)

식량 전달하던 구호차량 공습…호주·영국·폴란드인 직원도 숨져

호주 총리 "책임 따져달라" 규탄…美, 이스라엘에 "진상 조사" 요구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임지우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일(현지시간) 구호 식량을 전달하던 국제구호단체의 차량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차에 탄 직원 등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이 2일 보도했다.

미국에 기반을 둔 국제구호단체인 월드센트럴키친(WCK)에 따르면 1일 저녁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창고에 구호 식량을 전달하고 떠나던 WCK의 차량 세 대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타고 있던 직원 여럿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폴란드, 호주, 영국 출신 직원이 포함됐으며, 미국·캐나다 이중 국적자 1명과 통역을 돕던 팔레스타인 주민도 최소 1명 희생됐다고 WCK 측은 밝혔다.

WCK는 지난해 10월 터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 이후 가자지구 육로가 사실상 봉쇄되자 바닷길을 통해 구호 식량을 전달해왔다.

이날 공습을 당한 차량이 데이르 알발라에 전달한 식량 100여톤(t)도 해상으로 들여온 것이었다고 WCK 측은 밝혔다.

WCK는 현재 해당 지역에서 활동을 즉시 중단했으며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한 결정을 곧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WCK는 지난 달까지 가자지구에서 175일간 총 4천200만명분의 끼니를 지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WCK 측은 이번 일이 WCK뿐 아니라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단체들을 향한 공격이라고 규탄하며 이스라엘에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 측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구호단체의 활동을 막고자 이번 일을 벌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번 일을 '비극적 사건'이라고 지칭하면서, 사건의 정황에 대해 철저한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군은 안전한 인도주의적 지원 전달을 위해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가자 주민들에게 식량과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WCK와도 긴밀히 협조해왔다"고 덧붙였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자국민인 44세 구호단체 직원 랄자우미 프랭컴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며 이스라엘 측에 책임 소재 규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WCK 직원들을 숨지게 한 공격에 가슴이 아프고 깊이 괴로워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에 조속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이번 공습 피해를 입은 WCK는 유명 요리사인 호세 안드레스가 2010년 설립한 국제구호단체다.

그간 자연재해로 인한 이재민과 미국 국경지대의 난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활동한 의료진 등에게 식량을 지원해왔으며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도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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