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공작원 의심' 이스라엘인 체포…경계 태세 강화
권총 6정·실탄 200발 소지…무기 공급 자국민도 체포해 수사중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말레이시아가 무장 공작원으로 의심되는 이스라엘인과 그에게 무기를 공급한 자국민을 체포하고 경비를 강화했다.
31일 현지 매체 더스타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36세 이스라엘 남성과 그를 도운 자국민 3명을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전날 밝혔다.
이 이스라엘 남성은 쿠알라룸푸르 한 호텔에서 체포될 당시 권총 6정과 실탄 200발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는 위조 프랑스 여권을 사용해 지난 12일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 조사에서 이스라엘 여권도 나왔다.
체포된 말레이시아인들은 그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운전기사 역할을 했다.
경찰은 체포된 이스라엘 남성이 정보기관 공작원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그러나 가족 간 분쟁으로 또 다른 이스라엘인을 쫓아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의 말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다"며 다른 목적으로 입국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 국왕과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를 비롯한 요인들에 대한 경비도 보강했다.
이슬람이 국교인 말레이시아는 팔레스타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스라엘과는 수교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는 가자 전쟁과 관련해서도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지를 표해왔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가 이어졌고, '친이스라엘'로 분류되는 기업 제품 불매 운동도 벌어졌다.
안와르 총리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은 야만의 극치"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이스라엘 국적 선박의 자국 항구 정박도 금지했다.
앞서 지난 2018년 쿠알라룸푸르에서 팔레스타인 과학자가 신원 미상 남성 2명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하마스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이스라엘은 이를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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