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태국 공항 10일 점거' 반정부시위대에 무죄 판결
방콕 공항 2곳 마비…법원 "평화롭고 비무장" 테러혐의 기각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2008년 태국 방콕 국제공항을 약 10일간 전면 마비시킨 반정부 시위대가 15년여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30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태국 형사법원은 2008년 11월 방콕 공항 2곳에 대한 점거 시위를 주도한 67명에 대한 테러 혐의를 기각했다.
반정부 단체 국민민주주의연대(PAD)가 이끈 시위대 수천 명은 솜차이 옹사왓 총리 퇴진을 요구하며 방콕 수완나품공항과 돈므앙공항을 열흘 가까이 점거했다.
이에 따라 두 공항이 폐쇄돼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피고들은 반란과 테러 등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법원은 시위가 평화로웠고 비무장 상태였다며 헌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고 테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피고들은 부패 정권에 반대하는 집회였기 때문에 국가의 더 큰 이익을 위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져 무죄가 선고된 것이라고 환영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2008년 공항 점거 시위와 관련해 반란 등의 혐의로 기소된 PAD 측 32명에 무죄가 선고됐다.
태국 사회는 2006년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쿠데타로 축출된 뒤 친(親)탁신, 반(反)탁신 진영으로 갈려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반정부 시위대는 솜차이 총리 퇴진을 요구하며 공항 외에 국영 방송사와 정부 청사 등도 점거했다.
당시 총리였던 솜차이는 탁신의 매제였다.
2008년 9월 총리로 선출된 그는 결국 같은 해 12월 헌법재판소의 집권당 해산 결정으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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