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스위스에 금융개혁 주문…비대해진 UBS 부작용 지적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이 스위스에 강력한 금융개혁 역량을 지닐 것을 권고했다.
29일(현지시간) 스위스은행협회 등에 따르면 IMF는 전날 스위스 금융 당국에 개혁 주도권을 쥐고 은행권에 대한 규제·감독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IMF가 이런 권고 의견을 전한 것은 지난해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며 몸집을 더욱 불린 상황을 '금융 리스크'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UBS는 작년 3월 파산 위기에 처했던 경쟁 은행 CS를 인수했다. 스위스 연방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속에 UBS는 CS를 사들여 자산 1조4천500 스위스프랑(2조여원)에 이르는 거대 통합은행이 됐다.
IMF는 CS의 파산 위기를 막아 스위스 금융 시장을 안정화하려는 연방정부의 노력으로 거대 통합은행이 탄생했지만 그간의 경험에 비춰 스위스에 '공룡 은행'이 탄생한 것은 위험 요인이 된다고 봤다.
IMF는 스위스가 금융 감독 당국의 권한을 늘리고 은행 임원에게 벌금을 부과하거나 집행 조치를 공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위스 금융 감독 당국이 은행 구조 변경을 요구할 권한을 포함해 강력하게 금융 부문을 개혁할 역량을 지녀야 거대 통합은행이 건전하게 운용될 수 있다는 취지다.
스위스 경제에 거대 은행이 독이나 약이냐는 논쟁은 UBS의 CS 인수 때부터 이어져 왔다.
대체로 은행업계는 UBS처럼 강력한 글로벌 은행이 스위스에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영업망을 갖춘 UBS가 스위스 내 다국적 기업과 수출업계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국제적 금융거래와 대출 서비스, 환리스크 헤징, 글로벌 자본시장 접근 등을 한 곳에서 처리하게 해 준다고 주장한다.
반면 자국 내에 경쟁업체가 없는 거대은행이 스위스처럼 규모가 크지 않은 경제권에는 필요하지 않으며 당국이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이번 IMF의 권고도 비슷한 시각에서 UBS를 바라본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 역시 이달 초 스위스 경제를 평가하면서 UBS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을 스위스 정부에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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