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마피아 '카모라' 보스 26년만에 입연다…플리바게닝 합의

입력 2024-03-29 20:42
伊마피아 '카모라' 보스 26년만에 입연다…플리바게닝 합의

26년간 독방 수용 끝에 수사에 협조하기로

1988년 카모라 '대부' 살인사건 등 미제사건 해결 관심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 카모라의 두목 프란체스코 스키아보네(70)가 플리바게닝에 합의했다고 안사(ANSA)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플리바게닝은 범죄 가담자가 검찰 수사에 협조하면 형을 감경해주는 협상 제도다.

스키아보네는 이탈리아 남부 도시 나폴리 기반의 마피아 조직 카모라를 구성하는 카살레시 가문의 최대 보스다. 가상 액션 히어로의 이름을 따서 '산도칸'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1998년 체포된 그는 카살레시 가문이 저지른 여러 범죄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교도소 행정명령 41조 2항에 따라 독방에 수감됐다.

41조 2항은 1992년 이탈리아의 반마피아 전쟁의 상징이었던 조반니 팔코네 검사와 그의 친구 파올로 보르셀리노 검사가 시칠리아 마피아 조직의 폭탄 테러로 잇따라 암살된 뒤 도입됐다.

마피아 보스가 감옥에서 범죄를 모의하거나 지시하지 못하도록 외부 세계와 철저하게 차단하고 고립시키는 규정이다.

이 규정의 적용을 받는 수감자는 야외 활동 시간이 하루 1시간으로 제한되고 변호인을 제외한 외부인 접견이 금지되며 24시간 철저한 감시를 받는다.

일부 법률 전문가들이 '중세식 징벌'이라고 부르는 이 조항은 반인권적 성격 때문에 그동안 국제앰네스티, 유럽인권재판소로부터 여러 차례 비판을 받았다.

스키아보네는 26년간의 가혹한 독방 생활 끝에 죄를 자인하고 범죄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스키아보네가 마음을 바꾼 데에는 함께 수감된 두 아들이 플리바게닝에 합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해설했다.

그의 두 아들 니콜라와 발테르는 각각 2018년, 2021년부터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

스키아보네가 드디어 입을 열면서 그와 연루된 수많은 미제 사건의 진실이 드러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88년 브라질에서 발생한 카모라의 '대부' 안토니오 바르델리노 살인 사건이 대표적이다. 카모라 마피아와 정치권의 결탁 의혹도 밝혀질지 관심이 쏠린다고 안사 통신은 전했다.

카모라는 이탈리아 4대 마피아 중 하나로 꼽힌다. 반마피아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는 2006년 베스트셀러 소설 '고모라'로 카모라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린 바 있다. 사비아노는 고모라 출간한 이후 카살레시 가문의 살해 위협에 시달리며 경찰의 24시간 보호 아래 생활하고 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