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게시물 싹 정리한 신세계 정용진 회장…배경에 관심
이달 8일 회장 승진 후 SNS 자제 '조용한 행보'
"그룹 위기 속 경영 매진하겠다는 의지 보인 듯"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재계의 대표적인 SNS(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대거 정리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28일 오후 기준으로 정 회장의 인스타그램에는 23개 게시물만 남아있다. 그마저 11개는 비공개이고 12개 사진 게시물만 공개된 상태다.
공개된 사진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출신 데릭 지터, 미국 톱모델 지지 하디드 등과 찍은 사진, 지난해 6월 스타필드 청라 비전 선포식 때 찍힌 본인 사진 등이다.
정 회장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전날 오후 모두 삭제됐고, 이날 새벽에는 계정 자체가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어 오전 중 계정이 다시 공개로 바뀌면서 일부 게시물이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정리된 것은 회장 승진 인사 발표 20일 만이다.
정 회장은 지난 8일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이래 한동안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84만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거느린 정 회장은 그동안 거의 매일 인스타그램에 활동사진 등을 올리며 대외적으로 활발하게 소통해왔다.
이를 두고 '탈권위적이다', 소탈하다', '격의 없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지만, 거침없는 언사가 논란이 된 적도 있다.
대선을 앞둔 지난 2021년 말부터 이듬해 초에는 '공산당이 싫다', '멸공' 등을 언급한 게시물로 정치적인 논란에 휩싸여 급기야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SNS 활동을 자제하는 듯한 정 회장의 이런 행보를 두고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고 경영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139480]를 비롯한 주요 사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 있는 경영자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짚었다.
쿠팡·알리익스프레스와 같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의 공세에 직면한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사상 첫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유통 1위' 자존심을 구겼다.
이에 올해는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 중심의 고강도 사업 재편 등을 통해 실적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마트는 창립 후 처음으로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 신청을 지난 25일 공고하며 인력 효율화 작업에도 착수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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