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왕 이어 왕세자빈 음모론도 러 가짜뉴스 단체가 키워"

입력 2024-03-27 23:20
"英국왕 이어 왕세자빈 음모론도 러 가짜뉴스 단체가 키워"

BBC "이달 새로 생성된 계정들 허위 게시글 양산"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건강을 둘러싼 음모론을 러시아 가짜뉴스 단체가 증폭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왕세자빈은 1월 중순 수술받은 이후 이달 23일 직접 암 투병 사실을 밝히는 영상을 공개할 때까지 위독설, 영상 대역설, 부부 불화설 등 온갖 소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돌았다.

카디프대 안보범죄정보혁신연구소는 온라인에서 왕세자빈에 대한 소문을 증폭시키는 조직적인 시도를 발견했다고 이 방송에 주장했다.

이들 계정은 러시아 가짜뉴스 계정 네트워크가 흔히 운영되는 방식대로 게시물을 한꺼번에 대규모로 공유했다.

각종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는 '케이트미들턴'(#KateMiddleton), '왕실발표'(#RoyalAnnouncement)와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왕세자빈에 관한 루머를 담은 게시물이 수십억 차례 공유됐다.

기이한 이미지와 함께 '왜 이 대형 미디어 채널들은 이것이 케이트와 윌리엄이라고 우리가 믿도록 하는 걸까'라는 글을 많은 계정이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똑같이 거듭 실어 나르는 수법이었다.

안보범조정보혁신연구소장 마틴 이니스 교수에 따르면 왕세자빈에 관한 음모론을 퍼뜨린 계정 상당수가 이달들어 새로 생성됐고 마스터 계정을 두고 수많은 가짜 계정이 서로 답글을 달고 메시지를 공유하면서 다른 사용자를 끌어들였다.

이니스 교수는 한 러시아 허위정보 그룹이 이에 연관됐다고 주장했다.

BBC는 이 단체의 이름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러시아 국가 기관은 아니며 미국이 최근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악의적인 활동에 연루된 의혹으로 제재한 개인들과 연루됐다고 전했다.

옥스퍼드 인터넷연구소에서 극단주의와 음모론을 연구하는 애나 조지는 러시아 가짜뉴스의 특징은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허구인지 의심과 혼란을 심을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가 퍼지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왕실에 관한 루머가 외부 요인이 대중의 호기심을 높은 수준으로 자극해 다른 음모론보다 비정상적으로 빠른 속도로 퍼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찰스 3세 국왕이 서거했다는 허위정보도 러시아 계정과 채널, 온라인 매체를 타고 급속도로 퍼진 바 있다.

SNS에 버킹엄궁 로고를 박은 가짜 서거 발표문이 돌자 러시아 매체들이 텔레그램 채널 등에 이 소문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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