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6.5배 오른 엔비디아, '더 오를 수 있을까' 우려 확산
미래 실적은 주가에 반영…수요 불투명하고 경쟁은 치열해져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인공지능(AI) 대장주'로 불리는 엔비디아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오르면서 이제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 여지가 얼마나 있을지를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지금 밀려드는 수요는 언제 줄어들지 모르고, 엔비디아의 수익을 탐낸 경쟁사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6.5배 가량 올랐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2조 달러 뛰었다.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조차 우려하는 이유다.
엔비디아의 순익과 매출 성장은 현실이며 월가의 평가도 여전히 매우 낙관적이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오르면 미래 실적이 주가에 미리 반영된다.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북바르 최고 투자 책임자는 "앞으로 수년간 나올 미래 수익이 짧은 기간에 반영돼 버린다. 펀더멘털은 뒷전이고 거래가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첨단 반도체 수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불확실하다.
현재 여러 회사가 AI 컴퓨팅 성능을 높이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면서 엔비디아에 주문이 몰리고 있다. 엔비디아 매출은 최근 회계연도에 두 배로 증가했고 올해도 8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지만 반도체 산업은 업황 사이클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생산능력 확대는 오랜 기간이 걸리는 반면 수요는 단기간에 변하기 때문에 이 호흡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 지난 50년 역사 내내 재고가 넘쳐났다가 부족했다가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엔비디아의 프로세서와 같은 첨단 반도체는 만드는 데 1분기 이상 걸리며 따라서 주문도 몇 달 전에 해야 한다. 때문에 기업들은 늘 불안정한 수요예측을 할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엔비디아 매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 아마존, 알파벳 등 4개 회사의 비중은 3분의 1을 넘는다. 빅데이터 센터를 보유한 이 대기업들의 수요가 둔화하면 엔비디아의 매출이나 성장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뮐렌캄프 앤 컴퍼니의 제프리 뮐렌캄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금 당장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 모두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엔비디아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추가 수요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긍정론자들은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이제 시작이라면서 이후에는 정부나 제약, 조선, 자동차 등 다른 산업 분야에서 수요가 몰려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AMD는 작년 말 AI 가속기를 출시했으며 올해 이 분야에서 35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한다.
인텔은 다양한 자체 AI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도 자체 반도체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로건 퍼크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수익성이 너무 높아 경쟁사들이 시장이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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